[사설] 출총제 폐지 이를수록 좋다

[사설] 출총제 폐지 이를수록 좋다 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이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한덕수 경제부총리도 “기업의 투명성이 확보되면 출총제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총제 폐지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출총제는 우리의 지금 경제상황과 맞지 않고 선진국에는 없는 제도이므로 당장 폐지하는 게 옳다고 본다. 정부도 올해 말 시장개혁 로드맵이 마무리되면 출총제를 재검토하기로 한만큼 이번 기회에 제도개선에 나서는 게 좋다는 생각이다. 출총제는 가공자본을 통한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사업확장과 총수 1인에 의한 독단경영 등 재벌의 폐해를 개선하기 위해 30대 그룹에 한해 순자산의 25%를 초과해 계열사에 출자할 수 없도록 한 제도다. 이 같은 출자총액규제는 대기업의 병폐로 지목됐던 대기업의 순환출자를 통한 선단식 경영을 종식시키고 지배구조를 개선하는데 크게 기여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 같은 긍정적인 효과에도 불구하고 기업투자제약, 국내기업 역차별, 경영권위협 등 적잖은 문제를 안고 있다. 출총제는 무한경쟁으로 압축되는 글로벌 경제전쟁시대에는 맞지 않는다. 이런 제도를 시행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 일본도 대기업들이 외국자본에 의한 적대적 인수ㆍ합병(M&A)위험에 노출되자 경영권방어를 위해 제도를 폐지했다. 국내 기업에만 적용하는 데서 오는 역차별과 이로 인한 국부유출도 문제다. 국내 기업은 자금여력이 있어도 출총제 때문에 손발이 묶여 우량기업의 M&A 등에서 외국기업보다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외환위기 후 투기자본까지 국내 기업들을 마구 사들여 엄청난 차익을 남기고 떠났지만 우리 기업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바로 출총제가 주원인이다. 기업의 순환출자 등 불합리한 관행은 이제 시장과 주주의 감시, 내부적으로 이사회의 견제로 몰라보게 개선됐다. 우리 경제의 최대 과제인 투자활성화와 일자리창출과 경영권방어를 한꺼번에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출자총액제한제 폐지방침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입력시간 : 2006/03/1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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