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이사장, 호화 해외출장 눈총

규정 바꿔서 1등석 탑승
한달 항공료만 1,110만원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해외 출장을 다닐 때 항공기 1등석을 타는 등 호화 출장을 즐긴 것으로 알려져 눈총을 받고 있다. 특히 내부 규정을 바꿔가면서 이사장이 1등석을 탈 수 있도록 한 공단은 혈세를 낭비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30일 국민연금공단이 주승용 의원에게 제출한 '임원의 국외출장시 1등석 이용내역 및 운임지급내역'에 따르면 전광우 공단 이사장은 올해 4월25일~5월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세계은행 포럼'과 이날 열리는 영국 왕실 초청 '글로벌 최고경영자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항공기 1등석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은 지난 25일 출국해 중동과 파리를 방문하고 런던을 거쳐 10월1일 귀국하는 일정의 해외출장에서 항공료만 1,110만원을 지불했다. 또 지난 4월 출장에는 세계은행에서 비즈니스석과 숙박을 제공했는데도 공단에서 399만원을 추가로 부담해 1등석을 탔다고 주 의원은 지적했다. 주 의원은 특히 이사장이 세계은행 포럼에 참석하기 전인 4월2일 해외출장 때 이용할 수 있는 항공기의 등급을 규정하는 여비지급 처리지침을 개정했다고 말했다. 이사장이 해외출장 때 비즈니스석을 이용하도록 한 기존 규정을 1등석을 이용할 수 있도록 변경한 것이다. 주 의원은 행정안전부 예규인 공무원여비업무처리지침에서 대통령부터 장관까지는 1등석, 차관부터 3급 국장까지는 비즈니스석, 기타는 이코노미석으로 이용하도록 규정돼 있다며 공단 이사장이 굳이 장관급 출장을 할 필요가 있냐고 꼬집었다. 주승용 의원은 "국민의 혈세와 연금보험료를 받아 경비를 사용하는 연금공단의 이사장이 한 푼이라도 경비를 아낄 생각은 안하고 여비지침까지 바꿔가며 일등석을 고집하는 것은 도덕적 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단 이사장이 차관급 정도의 대우인 비즈니스 좌석이면 충분하다"며 "이제라도 여비지급처리지침을 원상태로 재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공단측은 “여비 규정은 당초 예정된 것을 바꾼 것으로 국민연금의 기금 규모나 대외적인 영향력 등을 고려했을 뿐”이라며 “개정된 규정에 따른 것인데 호화 출장을 고집했다는 주장은 다소 지나치다”고 해명했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차관급으로 전광우 이사장은 과거 장관급인 금융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