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납치문제 해결안되면 北에너지 지원 안한다" "나쁜 선례 남길수 있다" 美 네오콘도 볼멘소리
입력 2007.02.13 17:33:24수정
2007.02.13 17:33:24
6자 회담 당사국들은 베이징 북핵 회담이 타결된 데 대해 한반도 비핵화가 진일보된 조치라며 만족감을 표시하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일본 요미우리신문 등 외신들은 6자 회담국이 전날 마라톤 협상 끝에 최종 합의를 끌어냈다는 소식을 13일 오전부터 인터넷판 톱으로 다루는 등 깊은 관심을 표했으며 CNN과 BBC 등 방송과 통신들은 “딜(deal)이 성사됐다”며 6자 회담 타결 소식을 긴급 뉴스로 전세계에 타진했다.
외신들은 앞으로 북한이 이번에 합의된 2개월 내 초기단계 조치를 얼마나 성실히 이행해나갈지 주시해야 한다면서 아직 한반도 비핵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특히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번 6자 회담에서 ‘장외 게임’이었던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자 “납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북한에 에너지를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혀 합의안 이행과정이 결코 순탄치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산케이신문은 이날 “지난 2005년 9월 베이징 공동성명의 실현을 향한 구체적인 1보를 내디뎠다”고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일본 측 수석대표인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의 “모두가 만족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발언을 인용, 일본 측의 불만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앞서 이날 오전 아베 총리는 중의원 예산위원회 답변에서 “납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일본은 (에너지) 원조할 수 없다”며 “다만 6자 회담 당사자국과 협력해나갈 것이며 일본의 이러한 입장은 각국이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은 그러나 아베 총리의 발언에 대해 당사국들이 분담하기로 합의한 만큼 대북지원 거부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는 북한과의 양자 협의를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조치라고 풀이했다.
이에 대해 한국 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일본의 국내 사정이 있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려도 균등분담 원칙에 참여하는 데는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겐이치로 일본 외무성 국장과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이날 오전 10개월 만에 양국 수석대표 회담을 갖고 납치 문제를 논의했으나 진전을 보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네오콘(신보수층) 내에서는 핵 폐기 대가로 에너지를 지원하는 일이 ‘나쁜 선례’를 남길 것이라는 불만이 쏟아졌다.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12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출연해 “이번 합의사항이 부시 대통령의 정책에 반할 뿐만 아니라 이란의 핵 개발 의혹에 맞서고 있는 미국의 약점을 드러낼 우려가 있다”며 “이번 협상은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혹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