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한반도 평화 물줄기 타자"

유통업계가 북핵 해결과 한반도 주변 정세의 질적 변화를 몰고올 제3차 6자회담 타결을 계기로 `대북(對北) 마케팅'에 본격나설 조짐이다. 남북화해 무드를 실제 영업 현장에서 활용하자는 데 착안한 것으로 북한 개성공단에서 생산되는 `메이드 인 개성' 제품과 북한산 물품 기획전 등이 주류를 이루고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빠른 시일안에 `메이드 인 개성' 제품 기획전을 여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추석연휴 직후라 확정된 계획은 없지만 그동안의 노하우를 살려서 개성공단 제품을 모아 판매하는 행사 등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앞서 지난해 12월 리빙아트의 통일냄비, 지난 4월 엘칸토의 북한산 구두, 6월 골든카페트 천연왕골 화문석과 방석에 이어 8월에도 각종 개성공장에서 생산된 조리기구, 주방용품, 신원 의류, 시계, 구두 등을 판매한 바 있다. 지난 7월 북한어린이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바자회와 경품 행사 등을 열었던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같은 맥락에서 여러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계획을 확정하지는 않은 상태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제대로 된 행사를 기획하려면 시간이 꽤 걸리는 편"이라고 말했다. 할인점 가운데서는 롯데마트가 지난달 11일부터 월드, 구로, 서울역점 등 3개점포에서 개성에서 생산된 `개성 고려 고추장' 3품목을 들여와 판매중이며 앞으로도지속적으로 납품을 받아 상설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또한 홈쇼핑, 인터넷쇼핑몰의 경우 오프라인 업체들에 비해 발빠르게 한반도 해빙 무드에 맞춰 북한산 상품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GS홈쇼핑은 추석연휴 첫날인 지난 17일 오전 8시30분부터 30분간 개성공단에서생산된 `통일시계'를 판매해 2천만원(200개)의 매출을 올렸다. GS홈쇼핑 신진호 과장은 "40대 이상 고객이 전체 구매 고객 중 70%를 차지했으며 60대 이상 고객도 21%나 돼 고향이 이북인 실향민들이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GS홈쇼핑은 앞으로도 국내 중소기업이 개성공단에서 생산한 상품을 대거 선보일계획이다. 롯데닷컴은 21일부터 30일까지 북한산 농수산물 기획전을 열고 북한산 버섯류,견과류, 수산물 등을 판매한다. 롯데닷컴 윤현주 차장은 "올 추석에 북한산 농산물의 판매가 크게 늘고 6자회담성사로 북한에 대한 호감이 높아지면서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CJ몰에서는 내의업체 쌍방울이 북한 나진선봉지구에서 생산한 북한산 러닝 `금강산 땀받이', 북한의 소프트웨어 개발기관인 조선컴퓨터센터(KCC)에서 개발한 바둑게임 `류경바둑' 등 다양한 북한 상품을 팔고 있다. Hmall은 `가자! 금강산으로!' 이벤트를 연다. 이날부터 내달 16일까지 이벤트 코너에 3회 이상 응모한 고객 중 4명을 추첨해50만원 가량의 금강산 여행상품권을 2매씩 준다. 인터넷 경매 사이트 옥션에서는 6자회담 타결 이후 평소보다 2배 이상 많은 북한 관련 제품이 경매 매물로 올라와 있다. 북한 화가의 산수화는 5만원대, 백두산 가시오가피 진액, 골드환 세트는 6만9천원에 팔리고 있다고 옥션측 관계자는 전했다. 이런 가운데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최근들어 개성공단 생산품 확보에 애를 먹고있어 행사 기획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황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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