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무기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에 대해 일본, 중국, 러시아, EU 등 주변국들은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으며, 대부분의 외신들 역시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0…일본 정부는 이날 베이징 대사관을 통해 유감의 뜻을 북한에 표명하는 한편 조속한 선언 철회를 요구했다. 후쿠다 야스오 관방장관은 “북한이 이 같은 행위로 나온 것은 극히 유감이며 중대한 우려를 갖고 있다”면서 “한ㆍ미 양국과 긴밀한 연대를 통해 이번 선언의 철회를 북한에 강력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 장치웨 대변인은 “중국 정부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를 선언한 것과, 이에 따라 야기될 결과들에 대해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장 대변인은 성명에서 “NPT는 핵무기확산을 방지하고 국제평화와 안전을 증진하는데 중요한 의의를 가지고 있다”고 말해 북한의 탈퇴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러시아 역시 외무부 성명을 통해 “북한의 NPT 탈퇴 선언은 한반도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며, 국제 안보질서에도 심각한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면서 북한의 결정 번복을 촉구했다.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안보대표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에 우려를 표명하고 북한측에 NPT 탈퇴 결정을 번복 할 것을 촉구했다. 솔라나 대표는 NPT는 국제사회 안정의 중요한 토대중 하나라고 지적하고 “북한의 NPT 탈퇴 발표를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0…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의 이번 조치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한 핵 문제를 유엔 안보리에 상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또한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가 좀 더 유화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NPT 탈퇴 선언을 한 것은 외부의 주목을 끌기 위해 협박 강도를 강화하던 과거의 전술 형태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abc 방송은 북한이 지난 93년에도 NPT를 탈퇴하겠다고 위협했다가 이를 유예하고 미국과의 대화에 착수한 적이 있다면서 “북한의 이번 NPT 탈퇴 선언은 핵무기 프로그램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거나 협박 전술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체제 안전보장이라는 양보를 이끌어 내기 위해 압력을 넣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아사히 신문은 “북한은 이번 선언으로 NPT와 관련한 모호한 입장을 버리고 오직 미국과의 대화에 전념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고 보도했다. 또 요미우리신문은 “북한의 NPT 탈퇴 선언으로 미국 정부는 IAEA에 북한 핵 문제를 상정해 경제제재 조치에 착수할 수도 있는 상황을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구영기자 gych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