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출판사들이 대형 서점에 납품했다가 반품된 책을 다시 납품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정부가 책 재납품을 어렵게 했던 이른바 '도장인 관행'을 개선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기침체로 경영난에 처한 중소 출판사의 부담이 다소나마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8일 대형 서점 및 출판업계와 도서판매서점표시제도(도장인 관행)를 개선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도장인 관행이란 책이 서점에 입고되거나 출고될 때 도장을 찍는 것을 가리킨다. 책의 도난을 막기 위한 관행이지만 출판사 입장에서는 반품된 책을 다른 출판사에 재납품할 수 없어 낭비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공정위는 우선 교보문고ㆍ서울문고ㆍ영풍문고 등 대형 서점 3사에 도서 반품시 도장 표시를 지우도록 했다. 또 이들 3사는 이미 다른 서점의 도장이 찍한 도서라도 납품을 허용해주기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이달 중 출판사와 대형서점 간 협의체를 구성해 도장 대신 무선인식전자태그(RFID)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시스템을 도입하면 도난 방지와 도장인 관행 폐지라는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이번 개선방안은 공정위가 운영하는 유통 옴부즈맨의 지적에 따라 마련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연간 150억원에 달하는 출판사의 손실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