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 회장의 전격 사임으로 긴급 구성된 두산그룹 비상경영위원회가 경영 투명성 제고와 선진 지배구조 구축을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어 지배구조의 핵심인 순환출자 고리를 끊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산그룹측은 지난 4일 박용성 회장이 용퇴하자 곧바로 유병택 ㈜두산 부회장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위를 꾸렸지만 박용성 회장과 박용만 부회장이 물러난다고 해도 순환출자를 통한 박씨 일가의 지배체제는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업계 일부에서는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유병택 부회장 등 계열사 사장 16명 정도로 꾸려진 비상경영위는 박용성 총수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 발표가 나올 때까지는 구체적인 운영 방안을 내놓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박용성 회장 등 오너 일가에 대한 불구속ㆍ구속 기소 여부를 떠나 비상경영위가 ‘허수아비 조직’에 불과하다는 비난을받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상경영위는 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과제를 추진할 최고의사결정기구로서 일정한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두산 관계자는 “비상경영위는 말 그대로 임시 조직이지만 그룹의 방향을 정하고, 총수는 누가 되고, 지배구조는 어떻게 되는지를 제시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이 과제를 이루기 위해 사장단을 중심으로 그룹의 모든 역량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