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화학] <18> 휴대용 공장


LG화학 박 팀장은 중국에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상하이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공장을 설립하기 위한 사전 절차는 이미 마친 상태. 박 팀장은 당일로 공장 기공과 준공을 한꺼번에 끝내고 저녁 비행기로 돌아와 둘째 아이의 생일 파티에 참석할 작정이다. 어떻게 공장 기공과 준공을 하루에 끝낼 수 있을까? 답은 박 팀장이 들고 가는 007가방 안에 있다. 첨단 화학소재 생산공정이 007가방 안에 모두 들어있고 박 팀장은 현지에 설치를 하고 사용법만 알려주면 된다. 앞으로 10년 아니 5년 정도면 가능한 일이다. 공장부지를 물색하고 까다로운 허가절차를 거쳐 1~2년의 투자로 공장을 완공해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첨단소재의 생산공정을 소형화 시켜 들고 다니며 영업을 하고 수익을 얻는 일이 가능해진다. 유비쿼터스(Ubiquitous)가 석유화학공장의 개념을 바꾸고 있다. 10만평이 넘는 부지에 끝이 없는 파이프로 연결된 석유화학공장에 ‘언제 어디든지 존재한다’라는 의미를 가진 유비쿼터스 기술이 적용되며 캐비넷 크기의 공장, 007가방 크기의 공장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실제 최근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급부상하고 있는 OLED(유기방광다이오드)에 사용되는 소재의 공장은 2~3평 남짓의 공간만 있으면 된다. 소량을 생산하더라도 워낙 높은 단가 (금값의 40~50배)의 첨단 신소재인 만큼 석유화학공장도 소형화 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생산 설비가 마이크로화 되면 다루기 어려운 화학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어디든지 공장을 들고 가 필요한 곳에서 직접 생산 공급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휴대용 공장도 꿈은 아니다. <자료협조=LG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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