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까르푸가 최근 공격적인 다점포화전략으로 국내 할인점시장을 강타하면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지난해말 국내 진출 후 6번째 매장인 울산점을 오픈한 한국까르푸는 불과 20일도 안된 지난 6일 7번째 매장으로 분당점 문을 열었으며 오는 25일 안양시 동안구 호계1동에 8번째 매장인 안양점을 개설할 예정으로 국제통화기금(IMF)시대를 아랑곳하지않고 점포망을 늘려가고 있다.
올해는 수원·성남·안산·평촌·의정부 등 6개점을 추가 오픈해 연말이면 전국적으로 14개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 내년까지 모두 20개 매장을 운영한다는 목표에 따라 현재 부산·광주·순천·천안·청주 등에 18개의 할인점 부지를 확보하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매장을 오픈할 수 있다는 관계자의 설명.
까르푸는 정부의 유통업부문에 대한 외국인 투자 개방화정책에 따라 지난 93년12월 재무부로부터 6,000만달러의 투자인가를 받아 처음 국내에 첫발을 디뎠다. 처음에는 점포신설이 다소 주춤했던 편. 96년 경기 중동·일산점과 대전 둔산점 등 3개, 지난해 인천 계산점·대구 동촌점·울산점 등 3개 매장을 오픈하는데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 연말부터 시작된 점포 신설속도는 놀라운기세다.
매장확대와 함께 부대시설에 대한 투자도 활기를 띠고 있다.
현재 인천에 위치한 1,000평규모의 물류센터 외에 경기 군포에 1,500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확보했다.
최근 실업난 속에서도 신규 채용을 대폭 늘리고 있다. 지난해말 대리급 사원 200명을 포함해 1,500여명의 사원을 신규채용했으며 올 상반기에는 신규출점에 맞춰 1,200여명을 더 뽑을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한국까르푸가 올해 국내 할인점시장의 영토전쟁에 불을 댕겨 경쟁업체의 출점러시를 이끌어냄으로써 국내 유통업계의 지각변동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할인점시장에서 최근 「태풍의 눈」으로 등장, 업계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는 한국까르푸가 올해들어 이처럼 활발하게 매장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은 까르푸가 강점으로 내세우는하이퍼마켓 매장운영과 고객만족경영이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는 자체분석 때문이다.
하이퍼마켓은 슈퍼마켓, 할인판매점, 창고 소매업의 장점만을 결합한 것으로 창고 분위기처럼 운영되지만 회원제가 아닌 누구에게나 개방된 소매업이고 경쟁력 있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며 한곳에서 생활에 필요한 식품·비식품 등의 상품들을 모두 구매할 수 있는 구색을 갖추고 있다. 또 미국식 할인점형태와는 달리 식품부문의 신선도 관리에 관한 노하우가 뛰어나며 대규모 주차장을 고객에 무료로 제공하기도 한다.
한국까프푸의 고객만족경영은 몇가지 주목할만한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물건이 많더라도 고객이 쉽게 층마다 이동할 수 있도록 계단식이 아니라 비스듬한 경사를 가진 엘리베이터(오토워크)를 설치했다. 국내 업체의 1.5배로 쇼핑카트를 서너명이 밀고 다녀도 넉넉한 진열대 간격도 확보하고 있다.
고객의 어려움을 현장에서 해결해주는 롤러보이를 배치하고 물건값을 지불하고도 고객의 편의를 위해 설치한 자유계량대를 마련했다. 고객의 불편을 호소할 수 있는 무료전화서비스를 실시하고 하루 고객 100명 이상을 대상으로 가격·품질·친절도 등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경영에 적극 반영한다.
이에 따라 국내에 첫 매장을 오픈해 영업을 시작한 이듬해(97년) 96억원의 경상이익을 낸 것을 시작으로 흑자행진을 계속하고 있으며 지난해 4,000여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국까르푸가 최근들어 매장확대를 서두르는 또다른 이유는 본격화단계에 접어든 국내 할인점시장의 성숙때문이다. 국내 할인점업계는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지난해 뚜렷한 저가제품 구매선호경향, 공격적인 신규출점, 일부 백화점 매장의 할인점 업태전환 등에 따라 전년대비 67.5% 늘어난 6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일본 등 유통 선진국이 15~20년 걸려 이뤄온 시장을 단 5년만에 일궈낸 것이다. 올해에도 지난해보다 33.3% 성장한 8조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까르푸의 다점포전략이 올해 순항을 계속해 예상대로 국내 할인점시장을 재편할지 귀추가 주목된다.【구동본 기자】
<까프푸그룹>
까르푸그룹은 지난 63년 프랑스 파리 교외에 신업태인 하이퍼마켓을 처음 선보인 이후 지난 35년여동안 하이퍼마켓 경영에만 주력, 독특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프랑스 뿐만 아니라 해외투자에서도 성공을 거듭해 다국적기업으로 성장, 전세계 20개국에 총360여개의 하이퍼마켓과 600여개의 슈퍼마켓 「꽁프투와르 모데르느」 점포를 가지고 있으며 총매출은 지난 97년 280억달러, 총자산은 140억달러.
까르푸그룹은 점포개발과 관련 최소한의 투자로 초기부터 원가절감에 주력, 땅값이 비싼 대도시의 중심지역보다는 변두리 또는 위성도시 등 주거밀집지역에 입점하며 철저한 현지화방침에 따라 인사제도를 운영하고 상품을 구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