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대 사장이 금강산을 배경으로 골프장 코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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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개성 골프장 첫삽"
금강산 골프장 착공 1년 장기대 에머슨퍼시픽 사장
금강산=김진영 골프전문 기자 eaglek@sed.co.kr
장기대 사장이 금강산을 배경으로 골프장 코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내년에 개성과 중국 남동부 지역에 골프장을 동시에 착공할 계획입니다. 그렇게 되면 현재 건설 중인 남해와 금강산까지 한반도를 크게 감싸 안는 골프 벨트를 만들 수 있게 됩니다.”
지난 9일 금강산 골프장 공사 현장에서 만난 에머슨 퍼시픽㈜ 장기대(57)사장은 “지난 1년 동안 서울 본사와 남해, 금강산을 승용차로 오가며 12만km를 달렸다”고 정신 없이 바빴음을 시사하면서도 새로운 골프장 건설에 대한 열의를 감추지 않았다.
금강산 골프장 착공 1주년 기념 현장직원 파티가 열렸던 그 날 마침 통일부로부터 금강산 골프장 사업에 대한 민간사업자 승인이 떨어졌다는 소식까지 전해져 장 사장은 한층 고무된 모습이었다. 금강산 코스는 현재 3개 홀을 제외하고 부지 다지기가 마무리돼 맹암거(배수로) 공사가 시작됐으며 약 80%의 공정이 완성된 상태다.
개성 골프장에 대해 “현대 아산 측과 이미 오래 전에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는 장 사장은 “현대 아산과 북측의 개성 관광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는 대로 골프장 건설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성 골프장은 당초 에머슨퍼시픽 측이 금강산 골프장보다 더 관심을 가지고 먼저 추진하려고 했던 곳. 40여만평의 부지 물색과 점검은 물론 18홀 규모의 개략적인 코스 설계까지 마친 상태다. 그러나 착공 시기가 전적으로 현대 아산과 북측의 합의에 달려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더 이상 작업이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에머슨 퍼시픽 그룹의 이중명 회장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개성 골프장 건설을 고대하고 있다”는 장 사장은 “개성 골프장이 완공되면 서울에서 아침에 출발해 라운드하고 주변 관광지를 둘러본 뒤 오후에 돌아올 수도 있게 된다”며 “골퍼들이 가장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머슨 퍼시픽 이외에도 개성에 골프장을 건설하려는 기업이 1~2곳 더 있는 상황.
장 사장은 “우리 회사는 이미 금강산 골프장을 건설하면서 북측의 인력과 장비 수급 등에 대한 노하우를 쌓았다”며 다른 사업자들에 비해 보다 효율적으로 골프장 건설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금강산 골프장 건설 초기에 코스 내에 북측 통신 케이블이 발견돼 몇 주째 공사를 진척시키지 못하고 협의를 해야 하는 등 난관이 많았다”며 “북한이라는 특수 상황이 여러 가지 변수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처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남동부에는 27홀 규모로 골프 리조트를 지을 예정인데 개성과 달리 조만간 착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관(현 삼성SDI) 출신인 장 사장은 지난 81년 동래 베네스트GC에서 골프장 업무를 시작했으며 뉴스프링빌, 아시아드, 선운 레이크밸리 골프장 등을 거쳐 지난 해 에머슨퍼시픽으로 옮긴 뒤 남해와 금강산 골프장을 동시에 맡아 일하고 있다. 하루 만에 금강산에서 남해 현장까지 달린 적도 있다고 한다. 한 사람이 2개 골프장 건설을 동시에 관장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
“앞으로는 개성과 중국 골프장도 함께 맡아 추진하게 될 것”이라는 장 사장은 “내가 바쁘게 돌아다니는 것보다 열악한 환경에서 한 달에 한번 정도 겨우 집에 가면서 고생하는 현장직원을 보는 게 더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5/12/13 17: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