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8월말까지 후보단일화 매듭 서둘러대권을 겨냥한 DJP 야권공조 전선에 난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는 지난 19일 전당대회에서 대의원들의 압도적 지지로 대통령 후보로 뽑힌 다음 이같은 여세를 몰아 늦어도 8월말까지 자민련과의 후보단일화를 매듭짓겠다고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자민련이 「선내각제 개헌 조기수용, 후후보단일화 협상」이라는 카드를 제시하면서 국민회의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DJ는 전당대회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당내에 야권 후보단일화 추진위를 만들어 자민련과 조속히 협상을 벌이겠다』며 『가능한 7∼8월까지 단일화 문제를 끝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회의는 이를 위해 이르면 이번 주에 부총재급을 위원장으로 하는 야권후보단일화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자민련과 본격적인 협상을 벌일 방침이다.
특히 국민회의는 자민련이 주장한 내각제 개헌을 일단 받아주는 대신 DJ를 야권단일후보로 내세우겠다는 전략이다.
자민련은 그러나 우선 국민회의로부터 내각제 개헌에 대한 약속을 받고 대권후보는 국민적 여론에 따라 당선가능성이 높은 인물을 선택하자는 논리다.
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21일 서울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국발전연구원 초청 강연에서 『야권이 정권교체를 이룩하기 위해 단일후보를 마땅히 내야하지만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내각제 개헌을 둘러싸고 큰 인식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이 때문에 후보단일화는 매우 어려운 문제이며 결국 후보단일화가 안될 경우 각각 나가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민련은 이른 시일안에 내각제로 개헌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나 국민회의는 내각제를 16대 국회에서 고려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자민련이 집권하면 15대 국회 임기말에 내각제 개헌을 해놓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것』이라며 『대통령을 2년반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 바람직한 정치제도인 내각제 개헌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민련은 이에앞서 20일 간부회의를 열어 국민회의가 전당대회에서 내각제를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은데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하면서 「내각제로 당론을 변경하지 않고서는 후보단일화협상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자민련 안택수대변인은 『단일화를 위한 공식접촉은 6월24일 전당대회 이후에 가능하며 그 이전의 물밑대화도 국민회의가 내각제를 채택하지 않으면 실질적으로 이뤄지기 어렵다』면서 『우리 당은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의 내각제 지지세력을 결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자민련이 국민회의와의 후보단일화 협상에 적극 나서지 않는 것은 대권 예비주자간에 갈등의 소지가 많은 신한국당의 분열을 유도하면서 국민회의에 대한 내각제 조기채택에 압력을 가하는 다각적인 포석으로 풀이된다. 반면 국민회의는 가급적 빨리 내각제와 후보단일화 문제를 일괄적으로 매듭짓고 대선운동에 총력을 쏟겠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이같은 양당의 현격한 입장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한 야권 후보단일화 문제는 난항을 겪을 것이며 최악의 경우 야권공조체제가 손쉽게 허물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우세하다.<황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