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IOSCO(국제증권관리위원회) 연차 총회 참석차 터키의 이스탄불을 방문할 기회를 가졌다.
동서 문화의 교차로에 자리잡고 있는 역사도시 이스탄불은 아놀드 토인비의 말대로 '인류문명의 살아 있는 거대한 옥외박물관'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만들었다.성 소피아 사원의 아름다움과 토카피 궁전의 화려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오늘날 터키는 매우 어려운 경제상황에 놓여 있다. 지난 94년과 99년에 이어 지난해 2월 3번째의 외환위기를 맞았다.
특히 지난 10여년 동안 매년 50% 이상의 살인적인 인플레이션 현상이 지속됐다. 터키의 환율은 1달러 당 140만 터키리라에 이르고 있다.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정치 불안, 여기에다 세계화의 충격까지 겹쳐 경제위기를 맞게 됐다.
'글로벌시대의 기회와 도전'을 주제로 개최된 총회에서는 커말 더비스 터키 국무장관의 기조연설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는 한국이 경제성장의 모범국이지만 외환위기를 맞은 것은 개별국가의 책임뿐만 아니라 국제금융 시스템 등에도 원인이 있다면서 터키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터키가 경제적으로 비록 어려운 상황이지만, 세계화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또 세계화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노력을 당당하게 요구하는 그의 모습에서 오트만 터키의 후예다운 자신감과 여유를 찾아볼 수 있었다.
이번 연차총회의 주제는 '우리의 생존전략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변을 찾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21세기는 지식경제화시대다. 세계화는 경제효율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유일한 생존전략이자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아울러 개별국가 경제의 불안정과 국제적인 전염효과 등 세계화에 따른 위협요인에도 면밀히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는 남부럽지 않은 5,000년의 오랜 역사와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다. 또 지난 30년 동안 압축성장 과정을 통해 개발도상국의 선두에 서게 됐다.
우리는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를 단기간에 극복하는 저력을 보여 주었다. 지금도 어느 나라보다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고 정보기술(IT)부문에서 앞서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같은 자랑스러운 문화유산과 훌륭한 경제성과에 대해 스스로 과소평가하고 있지 않은지 살펴볼 일이다. 능력 없는 사람이 허풍을 떨면 측은해 보이지만 그렇淄各?사람이 당당하면 든든하다. 우리는 과거에 그랬듯이 미래에도 잘 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갖추고 있다.
6ㆍ25전쟁 당시 우리를 도왔던 터키가 이번 월드컵 본선에 출전했다. 터키의 선전을 기원하며 가슴 속 깊이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신호주<코스닥증권 사장>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