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한번만 드러나도 파면...서울시 ‘박원순법’ 투자·출연기관으로 확대

앞으로 서울시 산하 18개 기관에서 채용이나 입찰비리가 한 번이라도 드러나면 연루직원은 파면 등 중징계를 받는다. 민간개방직을 확대해 전체 직원의 10%를 외부 전문가로 채우고 노동조합에서 추천한 노동이사가 이사회에 참여한다.

서울시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서울시 투자·출연기관 혁신방안을 24일 발표했다. 이번 혁신대책은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청렴혁신 정책을 5개 투자기관과 12개 출연기관, 1출자기관 등 산하 기관까지 확대한 것으로 시는 이번 정책을 이른바 ‘박원순법 3탄’이라고 소개했다. 1탄과 2탄은 시가 지난 8월 6일과 8월 27일 각각 발표한 서울시 공직사회 혁신대책과 갑을관계 혁신대책이다. 박 시장은 “시 산하 기관은 도시와 교통, 경제, 복지,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시민 생활과 밀접한 만큼 기관 혁신은 시민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하고 편리하게 하는데 필수적”이라며 “인정받는 기관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혁신하고 혁신하는 길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이번 대책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 대책에 따라 시의 투자출연기관은 앞으로 액수와 관계없이 금품수수나 공금횡력이 발생할 경우 해당 직원을 직무 불문하고 중징계 처벌한다. 이른바 ‘원스트라이크아웃’ 제도로 연루 직원은 물론 업체도 향후 입찰에서 배제된다. 특정업체 봐주기를 없애기 위해 외부전문가가 과반 이상 참여해 입찰자격기준을 심의하도록 한다. 아울러 인사 등 부정청탁을 받게 될 경우 그 내용을 직원이 온라인에 등록하는 부정청탁등록제를 시행해 내용을 공유한다. 부정청탁 내용을 올린 직원은 승진시 우대하는 등 인센티브를 받게 되는 반면 알고도 내용을 올리지 않은 직원은 처벌을 받는다.

재정부문에서는 매년 반복적으로 동일한 회계감사인이 지정되지 않도록 외부전문가 과반수로 구성된 회계감사제안서 심의회를 꾸려 운영한다. 아울러 재정성과를 높일 수 있는 아이템이 있으면 시에서 성과사업비를 지원한다. 또 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 서울의료원과 산하의료기관 등 기능이 유사한 기관들은 공동구매나 공동연구개발(R&D)을 추진해 재정효율을 높이도록 한다. 시는 다만 이같은 유사 기능 기관끼리의 협업 확대와 관련 “구매나 장비 사용 등에서 효율성을 높이자는 것으로 이번 대책에서 통합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1% 수준인 외부 전문직 비중을 10%로 확대하고 채용 공정성도 높이기 위해 채용 요건을 정할 때 외부전문가가 참여한다. 노조가 추천한 인물을 이사회에 참여하도록 보장하는 노동이사제도도 도입할 계획이다. 시는 산하기관들이 이같은 방침을 기본으로 각자 자율적으로 시행계획을 만들도록 할 방침으로 내년 부터 이를 본격 시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