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경기침체로 매출이 급감하면서 자영업자의 대출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생계를 위해 시작한 창업이 오히려 소상공인들을 ‘빚더미’에 올려놓는 결과를 낳고 있는 셈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자영업자대출 잔액은 지난 2010년말 94조원에서 올해 10월말 134조원까지 급증했다. 4년 만에 무려 40조원이나 빚이 늘어난 셈이다. 이는 주택담보대출(63조원)를 제외하고 대기업대출(29조원), 전세대출(13조원), 신용대출(8조원) 등을 크게 앞서는 수치다.
자영업자대출을 제외한 중소기업대출은 은행의 대출 심사가 까다로워지면서 같은 기간 157조원에서 147조원으로 줄었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자영업자대출 규모가 중소기업대출을 추월할 날도 멀지 않았다는 것이 은행권 안팎의 분석이다.
실제로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이미 자영업자대출이 중소기업대출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자영업자대출의 급증은 현역에서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생계를 위해 대거 창업에 뛰어들었지만 계속된 경기침체로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자영업자 수는 537만명으로 2009년 대비 10.4%나 늘었지만, 자영업자들의 평균 월 매출은 2010년 990만원에서 지난해 877만원으로 급감했다.
더구나 대기업의 외식 프랜차이즈 진출 등으로 식당 인테리어 등이 갈수록 화려해지면서 창업비용은 2010년 7,540만원에서 지난해 9,230만원으로 3년 새 무려 2,000만원 가까이 늘었다.
이러다 보니 자영업 가구의 평균 부채는 이 기간 7,131만원에서 8,859만원으로 24%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자대출의 급증은 연체율 상승 등을 통해 은행 건전성에도 문제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금융당국 등에서 철저히 관리 감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