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 한치앞이 안보인다

원자재값 급락·달러당 8위안 재진입등 투기자본 차익 실현에 불확실성 증폭
향후전망도 '숨고르기' '거품붕괴' 팽팽

글로벌 금융시장 한치앞이 안보인다 원자재값 급락·달러당 8위안 재진입등 투기자본 차익 실현에 불확실성 증폭향후전망도 '숨고르기' '거품붕괴' 팽팽 송영규 기자 skong@sed.co.kr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확실성의 함정'에 빠졌다. 원자재ㆍ환ㆍ주식시장 등 국제금융시장이 급등락 연출로 하루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석유와 금ㆍ구리 등 원자재들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뒤 급락하고 있으며 중국 위안화는 12년 만에 달러당 8위안대에서 7위안대로 떨어지더니 하루 만에 8위안대로 재진입하는 등 방향성을 잃은 상태이다. 여기에 이머징마켓에 대한 자본이탈 조짐까지 가시화하면서 시장의 불안심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 변동에 따른 국제자본의 '차익실현'이 불확실성의 근원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면서도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는 '숨 고르기'와 '거품 붕괴'라는 시각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원자재ㆍ환율ㆍ주가 일제히 '뒤로 돌아'=하루가 멀다 하고 신기록행진을 하던 원자재 가격이 지난 11일(현지시간)을 정점으로 급락세로 돌변했다. '원자재 대란설'을 주도했던 구리는 3개월물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11일 톤당 8,60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2거래일 연속 하락해 15일 톤당 8,190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아연도 12%나 곤두박질치다가 낙폭을 줄였지만 6.7%나 폭락했다. 폭락세는 16일 상하이시장까지 연결돼 구리 3개월물이 가격 제한폭인 4%까지 하락했다. 대표적인 인플레이션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유가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6월물이 11일 73달러선에서 15일 배럴당 69.41달러로 급락하면서 다시 70달러선 밑으로 처졌다. 환율은 하루 만에 분위기가 확 뒤바뀌었다. 추락을 거듭하던 달러화는 이날 주요국 통화에 대해 일제히 초강세로 돌아섰다. 1년래 최저치까지 떨어졌던 유로 대비 달러 환율은 단숨에 1.27달러선을 회복했고 109엔대로 추락했던 엔ㆍ달러 환율도 16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110엔대로 올라섰다. 여기에 15일 달러당 7.9982위안이었던 위안ㆍ달러 고시환율도 16일에는 8.0150위안으로 올라 '1달러=7위안' 시대가 '일일천하'로 끝났다. 상승세를 구가하던 아시아 증시들도 ▦닛케이지수 6일째 ▦대만지수 3일째 ▦자카르타종합지수는 3일째 뒷걸음질쳤다. 특히 자카르타는 이틀 연속 3%를 넘는 폭락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리인상 전망ㆍ투기자본 차익실현이 불확실성 주범=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최근 부쩍 힘이 들어간 주요국의 금리인상 전망과 투기자본의 차익실현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에 회의적이었던 전문가들이 최근 원자재 값이 급등하면서 다시 부정적인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인플레이션 심화→금리인상의 공식이 단순 시나리오에서 현실화할 가능성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은 곧 위험자산에 투자한 투기자금의 차익실현과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로 나타나고 이것이 원자재ㆍ이머징자산의 급락과 달러화 가치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파이낸셜타임스의 필립 코간 칼럼니스트는 "달러화 약세와 글로벌 금리인상 추세에서 상품과 주가 랠리가 계속되기는 힘들다"며 "투자자들이 언젠가 인플레 공포에 눈을 뜨기 시작할 것이고 이는 상품 가격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거품 붕괴' 대 '숨 고르기'=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견해가 엇갈린다. 최근의 급락세가 '숨 고르기'라는 주장에 다른 한편에서는 '거품 붕괴의 징후'라고 반박하고 있다. '거품론'을 제기하고 있는 모건스탠리의 스티븐 로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의 상품 가격이 중국 성장의 기대감에 따른 것이지만 이것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국의 원자재에 대한 식욕은 몇 년 후 사라질 것이고 이것이 투기심리의 파열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ABN암로의 미셸 퍼디 부사장은 "현재의 상품시장 랠리는 버블이 아니다"며 "기초가 바위처럼 단단해 시장은 랠리를 계속할 수밖에 없으며 거품의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일시 조정 후 재상승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입력시간 : 2006/05/16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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