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적발 탈세사례] 기부금위장서 변칙 해외송금까지

올 상반기 음성·탈루소득 조사결과는 모든 탈세자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기에 충분하다. 특히 국세청이 오는 9월부터 조사인력을 현재의 두 배로 늘린다는 것을 감안할 때 세무당국의 탈세추적은 앞으로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국세청이 상반기에 거둔 1조3,891억원의 음성탈루세액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건수로는 28%, 추징세액면에서는 207% 늘었으며 지난해 전체 규모에 근접하는 것이다. 탈루소득자 1인당 세금추징액은 지난해 1억7,800만원에서 올해 4억2,700만원로 139% 증가했다. 이는 탈세규모가 늘었다기 보다 국세청 조사기법이 더욱 정교해지고 자료취합 능력이 증대된데 기인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국내에서 운신의 폭이 좁아진 음성탈루자금이 외환거래자유화 이후 적극적으로 해외이전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조사범위를 국내뿐 아니라 해외 거래내역으로까지 넓일수 있도록 조사인력의 양은 물론 질을 대폭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세청은 또 이번 조사결과가 전체 조사인력 2,500여명을 동원한 것이 아니라 지방청 소속 813명만의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지방청 조사인력이 현재의 두배인 1,626명으로 증원되는 오는 9월 이후 탈세추적은 더욱 집요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이 밝힌 주요 탈세사례는 다음과 같다. ◇해외현지법인을 통한 외화유출= 컨설팅회사의 실질적 오너인 崔모씨(52)는 해외에서 호텔 경영을 하겠다며 국내 금융기관으로부터 43억원을 대출받아, 해외 현지법인에 변칙송금하는 방식으로 기업자금을 빼돌렸다. 崔씨는 모두 45억원을 해외에 변칙송금하고 이자수입 및 매출을 누락시킨 혐의가 확인돼 법인세 등 23억원을 추징당했으며 투자목적 위장신고혐의로 검찰에 고발조치됐다. ◇해외에서 대금수금후 신고누락= 李모씨(45)는 무역상이면서 반도체 관련제품을 수입 판매하고 있다. 李씨는 지난 94~97년 해외 관계사인 ABC와 국내기업간 납품거래를 중개했다. 그는 중개수수료로 받을 커미션중 일부만 수입계상한뒤 나머지 1,000만달러를 현지에서 수령, 국내은행에 개설한 자신의 개인계좌로 송금하도록 했다. 李씨는 이 돈을 개인명의 부동산 매입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李씨는 해외 관계사에 가공채무를 만들어 자신이 빼돌린 돈과 상계하는 수법으로 정상거래로 위장했다가 국세청에 적발돼 법인세 등 79억원이 추징됐다. ◇공사 수입대금 누락 및 엉터리 원가계상= 건설 실내장식업을 하는 朴모씨(50)는 지난 95~98년 소규모 개인사업자에 대한 실내장식 공사대금과 자신이 운영하는 극장내 자동판매기 수입 등 6억원의 수입금을 신고하지 않았다. 朴씨는 또 자료상과 폐업자들로부터 1억4,800만원의 허위세금계산서를 매입, 장부를 가짜로 작성했다. 이와 함께 법인공사수입금액 49억원을 빼돌려 고급빌라를 구입하는 한편 해외도박자금으로 유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세청은 朴씨에 대해 법인세 등 29억원을 추징했다. ◇임대보증금을 사채놀이하며 소득누락= 부동산임대업을 하는 金모씨(50)는 매년 거액을 사찰에 기부하는 것처럼 위장해오다 기부금명세서와 실제기부내역 조회로 가공기부금 2억원이 적발됐다. 또 임대보증금 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사채놀이로 20억원을 운용하면서 사채이자 수입 9억원을 신고하지 않았고 실제 근무하지도 않는 종업원의 친인척에게 급여를 지급한 것처럼 가공계상하는 수법으로 1억3,000만원을 신고누락했다. 소득세 등 5억3,000만원을 추징당했다. ◇국내 탈루소득을 자녀의 해외조기유학 경비로 사용= 소매 의류업을 하는 鄭모씨(43)는 여성의류 전문판매업체를 운영하면서 95∼97년 단골거래처 등으로부터 실물거래없이 세금계산서를 받아 5억8,000만원의 가공경비를 계상하는 수법으로 수입금액을 줄였다. 그는 또 지난 98년 무자료 매입을 통해 8,800만원의 매출을 누락시켰다. 鄭씨는 탈루소득을 자녀 해외유학경비로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소득세 등 2억7,000만원이 추징됐다. /최상길 기자 SKCHO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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