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장애인의 범죄가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이들을 위험한 존재로만 볼 것이 아니라 제대로 치료해 사회의 일원으로 복귀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오는 22일 한양대에서 `정신장애 범죄자의 책임과 처우에 관한 연구`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는 김진환(55)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전 서울지검장)은 정신장애로 인한 범죄를 막는 것 못지않게 정신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12일 밝혔다.
김 검사장은 “정신장애인은 일반인보다 강력범죄와 더 적게 연관돼 있고 더 위험한 것도 아니다”면서 “작은 범죄도 정신장애인이 관여하면 위험하다고 인식하는 사고방식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신장애와 범죄의 실증적 관계를 분석한 결과, 정신장애인들의 범죄빈도와 양상은 질환별로 다소 차이가 있었으나 일반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면서 “장애별 범죄유형에 맞는 치료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정신장애인을 관리하고 치료하는 시설이 중요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치료 수준은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고 김 검사장은 지적했다.
그는 “사회 병리현상이 가속화될수록 정신장애 범죄가 증가할 수 있다”며 “공신력있는 `국립정신감정센터`를 설립, 감정업무를 전담토록 하고 보호감호 청구시에도 정신감정을 거쳐 재범의 위험성을 판단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 “현재 정신장애 범죄자를 수용하는 치료감호소에서는 치료 및 처우기준이 다른 정신장애인과 약물중독자를 같은 시설에 수용, 관리하고 있다”며 “선진국처럼 약물 중독사범을 정신장애인과 분리시켜 전문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계와 법조계 인사로 구성된 `형사판례연구회` 부회장직을 맡고 있기도 한 김 검사장은 “정신장애 범죄는 최근 대구지하철 참사 방화사례에서 보듯 실무에서 다루는 경우가 많은데도 체계적인 이론과 지침이 없어 관심을 갖고 연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검사장은 지난 1982∼83년 법무부 근무 시절 독일 막스프랑크 국제형사법연구소에 파견돼 프라이부르크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았으나 파견기간이 끝나 학업을 중단했다가 2000년 한양대에 입학, 3년여만에 박사학위를 받게 됐다.
지난해 11월 서울지검장 재직 당시 `피의자 구타사망` 사건의 지휘 책임을 묻는 문책성 인사를 당해 대구고검 차장으로 전보됐으며 현재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재직중이다.
<최수문기자 chs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