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근(뒷줄 왼쪽 네번째) 교수와 연구원들이 실험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 교수 연구팀이 만든 콘크리트 균열제어평가 시스템은 우리 건축현장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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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크리트 균열발생 예측기기 내부 모습. 외국산 보다 규모·가격·성능 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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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현장에서 활용되는 콘크리트는 1824년 영국에서 첫 선을 보였다. 백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콘크리트는 현재도 주요 건축재료로 활용되고 있다. 시멘트, 모래, 자갈, 물, 공기 등 성질이 서로 다른 재료들이 배합돼 만들어지는 콘크리트는 경제적일 뿐더러 내구성, 사용성, 안전성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콘크리트에도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바로 균열이다. 콘크리트 균열은 피할 수 없는 것으로 사전에 알아내 이를 최소화 하는 것이 관건이다.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붕괴 등도 콘크리트 균열이 가져온 산물이다. 균열만 없으면 콘크리트는 거의 무한대의 수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독일 등 건설기술 선진국에서는 콘크리트 균열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연구가 진행중이다. 균열제어 평가 시스템이 바로 그것.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실험기기를 개발해 콘크리트 타설 전에 균열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5월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진근 한국과학기술원 건설ㆍ환경공학과 교수는 우리 기술로 국산 재료에 맞는 신토불이 콘크리트 균열 제어 평가 시스템을 개발해 낸 공로를 인정 받았다.
◇콘크리트, 무한한 가능성과 단점 = 시멘트를 주 원료로 물, 자갈 등 자연재료를 합쳐 만들어 낸 콘크리트는 장점 못지 않게 커다란 약점을 안고 있다. 균열이 바로 그것이다. 균열이 발생하면 보수를 하게 된다. 이에 따른 손실도 만만치 않다. 균열을 최소화 할 수 있다면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이익인 셈이다.
균열의 원인은 크게 5가지. 세부적으로는 철근 부식, 건조수축(콘크리트가 마르는 과정에서 물이 빠지면서 생기는 균열), 태양 복사열, 외부 힘, 수화열 등이다. 여러 요인 가운데 두께 1m 이상인 매스콘크리트의 경우 수화열이 균열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수화열은 콘크리트 타설 후 마르는 과정에서 내외부의 온도 차에 의해 균열이 생기는 것. 매스콘크리트의 경우 다리 등 초대형 건축물에 적용된다. 현재는 초고층 주택에도 매스콘크리트가 일반화 돼 있다.
콘크리트 구조물에서 균열의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수화열, 건조수축, 태양 복사열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한 종합적인 판단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현재 주요 선진국에서는 프로그램과 실험기기를 개발했다.
이들 프로그램이나 기기를 활용하면 콘크리트를 10m 타설 하는 경우 균열을 줄이기 위해서는 몇 m 단위로 나누고, 물ㆍ자갈은 어느 정도 혼합해야 하는 지 등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신토불이 프로그램ㆍ기기 만들다 = 외국에서 활용되고 있는 콘크리트 균열 제어 프로그램과 기기는 우리 실정에 맞지 않는 부분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예로 콘크리트의 주 원료인 시멘트가 외국산과 국산이 차이가 많다. 이렇다 보니 외국 프로그램ㆍ기기를 활용한 콘크리트 균열제어 평가 시스템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
관건은 시멘트, 자갈 등 콘크리트에 들어가는 한국산 재료 특성에 맞는 분석이다. 이를 위해 김 교수는 신토불이 소프트웨어인 ‘CONAS/HS’를 만들어 내고 수년간의 분석과 검증을 통해 이를 완성시켰다.
프로그램 개발 외에 김 교수는 우리 실정에 맞는 콘크리트 균열 발생예측 계측 기기도 만들어 냈다. 특히 이 기기는 외국산에 비해 크기가 작은 것이 장점이다. 외국산 기기는 크기가 가로ㆍ세로 2.3~3m에 이른다. 하지만 김 교수가 만들어 낸 기기는 70cm로 실험실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아울러 가격도 외국산 보다 훨씬 저렴할 뿐더러 사용 방법도 단순하다.
특히 김 교수가 고안해 낸 균열발생 예측기기는 매스 콘크리트 균열 주범인 수화열 분석에 탁월한 성능을 갖춘 것으로 인정 받고 있다. 외국산 기기ㆍ프로그램과 비교해 볼 때 김 교수가 만들어 낸 기기ㆍ프로그램은 여러 면에서 우수하다. 국내 뿐 아니라 외국에 특허 등록도 마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