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케임브리지大교수 "올 V자형 회복 어려워"

경기 당분간 널뛰기 지속… 파생상품 위험성 경고도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경제학부 교수가 2일 경기회복 전망에 대해 "V자형으로 올해 말에 회복될 수는 없으며 널뛰기 장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 교수는 이날 민주당 민주정책연구원이 주최한 '세계경제 위기와 한국경제' 강연회에서 "엄청나게 큰 위기이기 때문에 2~3년 내 끝날 것 같지 않고 어느 시점에 끝난다고 이야기하기 힘들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장 교수는 한국경제를 진단하며 "신자유주의적 정책에 따른 금융시장 자유화와 개방을 무리하게 추진한 데서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과거 집권 여당이었던 민주당을 겨냥, "민주당이 책임을 인정해야 한다"고도 질타했다. 장 교수는 특히 "한국경제가 주식시장 붕괴와 널뛰기 환율 등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는데 그 근저에는 외환위기 이후 10년 동안 우리 경제의 체질이 약화됐다는 사실이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 교수는 파생금융상품에 대한 위험성도 강력히 경고했다. 그는 "이번 경제위기가 더 어려운 것은 지난 10∼15년 사이 엄청나게 발달한 파생상품 때문"이라며 "정확한 부실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라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장 교수는 "파생상품은 기본적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좀 더 넓게 보면 단순히 파생금융상품 때문이 아니라 전세계 경제가 금융 위주로 가다보니 경제 시스템 자체가 단기주의에 빠져드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장 교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우리가 먼저 비준해 미국을 압박하자는 것은 희극"이라며 "FTA를 하더라도 양국 간 수준이 비슷할 때 덕을 보는 것이지 지금은 할 때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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