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So hot!] 오바마의 백악관 '조크'가 넘친다

브리핑룸 속기록 '웃음' 표시 부시때 보다 훨씬 많아

기자 :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오늘 브리핑룸을 깜짝 방문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 : 알고 있었냐구요? 아니, 몰랐습니다. 뭐, 알았더라면 모든 출입구를 철저히 봉쇄했겠죠. 기자 : 대변인께서 대통령이 갑자기 나타나서 실망하신 것 같은데요. (웃음) 깁스 대변인 : 여러분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만. (웃음) (지난 1일 백악관 브리핑룸 속기록 중 발췌) 경기침체와 북핵 위기에도 불구하고 미국 백악관에서는 나날이 웃음보가 터지고 있다. 미 정치뉴스 웹사이트인 폴리티코는 백악관 브리핑룸 속기록에 적힌 '(웃음)' 표시가 부시 행정부 때보다 훨씬 많다고 28일 보도했다. 브리핑룸 속기사는 발표자ㆍ기자들이 웃었다는 것까지 기록해야 하는데, 4개월째인 깁스 대변인은 속기사가 무려 600차례 이상 '(웃음)' 표시를 기록하게 만들었다. 부시 행정부의 대변인이었던 데이나 페리노와 스캇 맥클러랜의 경우 임기 초 4개월간 스스로 웃거나 기자들을 웃긴 사례는 각각 57차례, 66차례에 불과하다. 백악관 출입기자들은 이에 대해 "깁스 대변인이 뛰어난 유머감각을 갖춘 덕분이기도 하지만, 젊고 활기찬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아직까지도 브리핑룸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시 행정부는 8년이나 지속되면서 엇비슷한 브리핑이 이어져 기자들을 지루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기자들까지 덩달아 적극 조크 공세에 나서고 있다. 지난 13일 인터넷매체인 휴먼이벤츠의 존 기치 기자는 브리핑 도중에 자신의 휴대전화 벨소리가 울리자 깁스 대변인에게 "죄송합니다, 몰수하시죠."라고 부탁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폴리티코는 깁스 대변인을 비롯한 백악관 인사들이 아무때나 농담을 일삼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 때부터 백악관에 출입해 온 CBS방송의 마크 놀러 기자는 "우리 모두 재치있는 말을 던지면 안 될 때가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그럴 때는 브리핑 자체에만 몰두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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