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개선이행] 삼성.LG.SK '합격점' 현대.대우 '부진'
입력 1999.04.16 00:00:00
수정
1999.04.16 00:00:00
5대 그룹이 1·4분기 재무구조 개선약정 이행실적 점검에서 일제히 합격점을 받은 것은 대외 신인도 회복과 국내 경기회복 등 「외부여건」에 크게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채권은행단 고위 관계자는 『평가기준을 크게 강화했는데도 이들 그룹이 당초 계획을 달성한 것으로 평가됐다』면서 『앞으로도 계열사 정리와 부채비율 축소 등의 약속을 얼마나 성실히 지켜나가는지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과 주채권은행들은 지난달 재무구조 개선 평가기준을 강화했다. 부채비율 계산은 재평가 적립금을 제외 계열사 정리는 지분매각대금의 결제 완료시점을 기준으로 하고 청산·합병 때도 법적 절차가 완료될 때만 인정 자산매각은 대금결제가 완료될 때 유상증자는 주금납입이 완료될 때로 한정했다. 외자유치는 입금완료 시점을 이행기준으로 삼되, 1년미만 단기 차입은 실적에서 제외했다.
5대 그룹은 이처럼 강화된 평가기준에 따라 지난해 이행실적에서 모두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과 주채권은행들은 8가지 평가항목 중 1개 항목이라도 달성률이 70% 미만이거나 100% 미만인 항목이 2개 이상이면 약정불이행으로 간주하고, 단계적 제재에 들어간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지난해 이행실적만을 토대로 강도높은 제재를 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여 일과성 경고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채권단은 5대 그룹 전체적으로는 삼성·LG·SK 등이 일부 항목에 미달했으나 사유서 징구와 사업구조조정 등의 불가피한 원인이 있다고 보고 합격판정을 내렸다. 반면 현대·대우는 지난해 이행실적 부진으로 「단계적 제재의 1차 수단」인 이행경고를 받았다.
<현대그룹> ◇지난해 이행실적= 지배구조개선을 제외한 7개 항목 중 4개 항목(계열사정리·자산매각·외자유치·분사화)의 달성률이 부진했다. 채권단은 이에따라 현대의 지난해 이행실적에 대해 경고조치했다. 계열사정리는 당초 계획보다 3개사가 미달돼, 67%의 달성률. 2분기중 정리예정이다. 자산매각에서는 부동산·금융자산은 초과달성했으나, 팩토링(1,451억원) 등의 실적을 인정받지 못해 87% 달성에 그쳤다. 특히 외자유치는 5억1,000만달러의 실적에 그쳐 목표의 9% 달성에 머물렀다. 부채비율은 재평가적립금을 포함했을 때는 312%로 당초 목표(333%)를 달성했으나, 재평가분을 제외하면 450%에 달한다.
◇1·4분기 이행실적= 합격판정. 전 항목이 목표를 달성했다. 계열사정리는 해상화재 등 7개사를 분리하고 정유판매와 현대차써비스를 합병하는 등 100% 달성. 자산매각도 현대전자 소유 토지(196억원), 현대상선 선박(338억원) 매각 등으로 목표를 107% 달성했다. 유상증자도 계획대비 2,645억원 초과달성, 107%의 달성률을 나타냈으며, 외자유치도 현대건설의 1억5,000만달러 유치로 목표의 191%를 달성했다. 분사화는 자동차 47건을 포함, 52건을 분사해 193%의 달성률을 기록했다. 채무보증해소와 지배구조개선도 합격판정.
<삼성그룹> ◇지난해 이행실적= 대체적으로 합격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부채비율·자산매각·유상증자는 당초 계획에 미달했다. 특히 자산매각은 계획에 비해 7,544억원 미달, 73%의 달성률에 그쳐 가장 부진했다. 자산매각을 계약액 기준으로 볼 때는 계획보다 275억원만이 미달, 99%의 달성률을 기록했다.
유상증자도 부진했다. 당초 계획(2조6,795억원)보다 3,016억원이 미달된 89%의 달성률. 이는 빅딜대상업체인 삼성차(3,000억원)의 증자가 이행되지 않은데 따른 것이다. 자동차 부문의 경영악화로 부채비율도 당초 계획보다 5%가 미달됐다.
◇1·4분기 실적= 자산매각과 외자유치 부문의 이행실적이 계획에 미달돼, 주채권은행으로부터 사유서를 징구받았다. 자산매각은 당초계획(4,116억원)보다 1,162억원이 미달돼, 72%의 달성률에 그쳤다. 부동산·기계설비 및 금융자산부문에서는 계획을 초과 달성했으나, 삼성전자 PD사업매각대금(4,965억) 입금지연으로 기타자산이 미달됐다. 이밖의 이행계획은 달성. 계열사정리는 2분기로 계획된 보광계열 9개사의 조기이행 등으로 목표를 260% 달성했다. 유상증자도 9,343억원으로 181% 달성.
<대우그룹>
◇지난해 이행실적= 부채비율 축소와 자산매각, 유상증자 등에서 당초 계획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부채비율은 당초 목표가 308%였으나 527%로 축소하는데 그쳤다. 재평가 적립금 2조9,200억원과 계열사간 현물출자 및 유상증자분 2조6,237억원 등이 빠진 결과다. 유상증자 실적은 계열사간 출자를 제외하면 계획의 3.5%를 달성한 것으로 평가.
자산매각 실적도 계열사간 유상증자 및 이중계상분 1조9,071억원이 재평가에서 제외되는 바람에 1조186억원에 불과, 목표였던 3조295억원을 달성하는데 실패했다. 다만 외자유치는 목표(2억2,300만달러)보다 9,700만달러 늘어난 3억2,000만달러로 높였다. 분사화도 24건으로 목표를 달성했다.
◇1·4분기 이행실적= 일부 항목에서는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등 모든 항목에서 합격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대우의 해외지사로 입금된 자산매각분이 국내로 들어오지 않는 바람에 평가대상에서 제외됨으로써 외자유치 실적이 극히 저조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 기간중 외자유치 실적은 600만달러에 불과했다.
◇지난해 이행실적= 계열사 정리와 유상증자, 외자유치를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LG는 당초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제출하면서 7개 계열사를 정리하고 2조8,528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으나 목표에 비해 각각 86%와 84%에 그쳤다. 외자유치도 8억7,400만달러에 그쳐 목표(17억8,000만달러)의 49%에 머물렀다. 이는 LG정유의 4억5,000만달러를 비롯한 단기 차입성 외자유치분 8억5,700만달러가 제외된데 따른 것.
그러나 자산매각과 분사화, 채무보증 해소에서는 목표를 초과달성, 높은 실적을 보였다. 3조1,306억원의 자산을 매각한 것을 비롯해 채무보증도 당초 목표보다 1,656억원이나 많은 9,666억원 규모를 해소했다.
◇1·4분기 이행실적= 7개 부문에 걸쳐 모두 목표를 달성, 당초 약속을 지킨 것으로 평가됐다. 계열사 정리는 LG오웬스코닝을 추가 정리함으로써 당초 계획보다 1개사를 더 줄였으며 자산매각도 4,378억원으로 계획보다 1,233억원을 늘렸다. LG전자의 펌프사업 매각대금 188억달러가 입금되지 않았는데도 이처럼 자산매각 성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LG는 당초 유상증자와 외자유치 목표를 잡지 않았으나 유상증자 602억원에 외자유치 7,600만달러의 성과를 올렸다.
◇98년 이행실적= 계열사 정리와 자산매각이 계획보다 부진했으나, 다른 그룹들과 비교할 때 양호한 이행 실적을 올리면서 판정기준 달성률을 초과한 것으로 평가됐다. 자산재평가를 제외한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까지 377%로 끌어내린다는 계획이었으나, 355%까지 낮추는데 성공. 연내 6,198억원 목표였던 유상증자도 500억원을 초과, 달성률 108%를 기록했다. 채무보증 해소도 계획보다 377억원 많은 5,430억원으로 107%의 달성률. 계열사 정리는 미진했다. 연내에 4개사를 매각하고 5개사를 합병, 2개사는 청산하겠다는 계획이었으나 지난해 매각한 계열사는 3개.
◇1·4분기 이행실적= 전 항목을 달성해 합격판정. 자산매각 부분의 달성률이 308.8%에 달해 가장 높은 점수. 총 1,294억원의 자산을 매각, 목표를 875억원 초과했다. 계열사간 자산매각분(804억원)은 전액 부채상환에 충당했다. 계열사 정리는 ㈜스피드메이트를 SK에너지판매에 합병하는 등 합병 1건, 청산 1건 등을 완료. 외자유치에서는 미 엔론사로부터 2억4,000만달러를 유치하는 등 2억4,500만달러로, 목표를 102.3% 달성했다. 분사화(5건)와 채무보증해소(714억)도 목표를 달성했다.
/한상복 기자 SBHAN@ 김영기 기자 YGKIM@ 신경립 기자 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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