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투자] 급락장서 더 늘었다

이번주 급락때 '국내형' 8,070억 순유입
대기 매수세 몰려 10월 이후 최대 규모
"1,900선 상승때까지 환매 많지 않을듯"


증시 ‘패닉’ 양상이 진행된 지난 일주일 동안 국내 주식형 펀드로 들어온 자금이 이달 들어 최대 규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25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수가 저항선이었던 1,700선을 내준 데 이어 장 중 1,500선으로 내려앉는 등 급락세를 보인 최근 일주일(17~23일) 동안 국내 주식형 펀드로는 8,070억원이 순유입(재투자액 제외)됐다. 반면 지수가 박스권 흐름을 보인 전주(10~16일)에 국내 주식형 펀드로 유입된 순자금은 4,477억원에 불과했고 지난 3~9일 유입된 자금도 6,446억원에 그쳤다. 그 전주(12월27일~1월2일) 유입 규모도 2,078억원에 불과했다. 이 같은 주간 설정액 증가 규모는 지수하락기로 주당 1조원 이상이 유입된 11월에는 못 미치지만 이를 제외할 때 지수 고점을 보였던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 규모다 이처럼 폭락기에 자금 유입 규모가 더 큰 것은 지수가 급락하면서 조정을 기다리던 대기 자금이 유입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국내 주식시장이 아직 2003년 이후 시작된 대세 상승 흐름의 상승장에 있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시장 저점으로 인식하고 매수세에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 김남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0월 고점에서 펀드에 편입한 투자자라면 손실이 커서 섣불리 환매에 나설 수 없을 것”이라며 “반면 이 지수대를 저점으로 인식한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되며 주별 유입액과 유출액을 기준으로 하는 순증액이 이달 들어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지수 반등기 펀드환매 나타날까=전문가들의 관심은 지수 반등이 지속될 경우 펀드 환매가 나타날지 하는 여부다. 굿모닝신한증권에 따르면 지수 1,600~1,700선에서 유입된 펀드 자금은 4조6,000억원 수준이고, 지수 1,800~1,900선 및 1,900~2,000선에 유입된 자금은 각 7조원대로 파악된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의 안정성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 각 지수 선을 넘어설 때 당시 유입된 물량 중 일부가 환매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펀드 유출입 동향을 살펴볼 때 규모가 큰 거치식 투자 자금은 여전히 바닥권을 확인하며 투자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보인다”며 “지수 회복세가 이어질 경우 환매액과 설정액이 동시에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거치식 자금 등이 유입되며 전체 설정액 증가 추이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승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적립식 장기 투자 자금이 늘고 있고 장기 투자에 대한 인식이 이번 폭락장에서 다시 한 번 각인됐음을 감안할 때 환매 규모는 1,900선 근처까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감 상위 펀드는=최근 한주 동안 자금이 가장 많이 몰린 펀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4C-A’펀드로 기간 중 1,681억원이 몰렸다. 전주 증가액은 1,326억원, 1월 첫 주 증가액은 1,081억원이었음을 감안할 때 역시 폭락기 자금 유입이 더 많았다. 그러나 단기 투자 등 이른 바 ‘펀드 단타’가 가능한 상품으로의 자금 유입도 확대됐다. 칸서스자산운용의 ‘칸서스하베스트적립식주식’ 펀드의 경우 한주 동안 233억원의 투자자금이 몰리며 전체 설정액 증가 상위 8위를 기록했다. 이 펀드는 선취수수료와 환매수수료가 없고 연간 운용보수가 높아 단기 투자가 가능한 상품이다. 우리CS자산운용의 ‘우리코리아블루오션주식1펀드’로도 43억원이 순유입되며 1,052개 국내 공모주식형 펀드 중 50위권의 순위를 냈다. 이유나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수 폭락기를 맞아 상위 펀드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심화되며 설정액이 크고 기간이 2~3년 정도된 펀드로 자금이 더욱 몰리고 있다”며 “지수 하락을 매수기회로 이용해 단기적으로 수익을 얻으려는 자금도 유입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환매는 설정이 오래된 대형 펀드 위주로 나타났다. 한주 동안 설정액이 가장 크게 줄어든 펀드는 2004년 초 설정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3억만들기좋은기업주식K-1’펀드로 한 주간 117억원이 빠져나가며 국내 공모주식형 투자 펀드 중 유일하게 100억원 넘게 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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