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세계적인 경제학자 프레드 버그스텐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소장은 "답보 상태에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버그스텐 소장은 5일 서울 삼성동 COEX에서 열린 한국무역협회(KITA) 최고경영자 조찬회에서 '미국의 통상정책과 세계 무역시스템(US trade policy and global trading system)'을 주제로 한 초청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버그스텐 소장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순방시 한국이 한미 FTA 의회 비준에 대해 강력 촉구해야 한다"면서 "APEC 정상회의 때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하며 한국이 강하게 요청하면 오바마 대통령도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미 행정부는 한국과의 FTA 추진에 대해 명확한 의견을 갖고 있다"면서 "콜롬비아ㆍ파나마보다 한국과의 FTA를 먼저 처리하자는 의견도 행정부 내에서 일고 있다"고 전했다.
버그스텐 소장은 무역과 세계 경제에 대해서는 한국과 미국 모두 내년 하반기 이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지난 1950년대부터의 통계를 보면 경제성장률과 무역성장률은 1대3~4의 상관관계가 있었다"면서 "내년에 한국은 4% 경제성장과 15% 교역 확대, 미국은 4% 경제성장과 12% 정도의 교역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만성적인 무역 흑자국과 적자국이 나타나고 있는 무역 불균형 현상에 대해서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끝으로 버그스텐 소장은 사공일 무역협회장의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수십년간은 단일 기축통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나 유로화와 중국 위안화도 일정 부분 공동의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