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단체 급식사업 직접 나선다

롯데삼강 통해 본격 운영… 식자재 유통도 맡아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비난 여론은 부담으로


롯데그룹이 계열사인 롯데삼강을 통해 식자재 유통 및 단체 급식 사업에 나선다.

신규사업 진출은 기존 유통업ㆍ식·음료 제조업, 호텔 등 그룹 계열사 사업들과 연관돼 경영 효율을 높이면서 사업 확장을 기대할 수 있고 향후 성장 가능성도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1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삼강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롯데그룹 계열사를 대상으로 급식장을 위탁 운영하고 있는 CJ프레시웨이와 아워홈 등에 재계약 불가 통보를 보내고 직접 사업에 나서고 있다.

롯데삼강은 올 1월부터 아워홈이 운영하던 롯데햄 청주와 김천 공장, 2월에는 롯데제과 서울 영등포 공장의 급식장을 접수했다. 같은달 CJ프레시웨이가 담당하던 서울 양평동 본사 직원 식당과 롯데제과 평택, 신탄진 공장내 급식장도 맡아서 운영하고 있다.

롯데삼강의 급식 사업은 올해 더 확대될 전망이다. CJ측 관계자는 "올해 계약이 만료되는 롯데그룹 계열의 급식장 사업권은 롯데삼강이 획득하는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아워홈측 관계자도 "롯데 계열사와 급식 사업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사업을 순차적으로 철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제과는 롯데삼강과 양평동 본사 건물을 함께 쓰고 있다. 롯데햄은 이영호 롯데삼강 대표이사가 대표직을 겸직하고 있다.

롯데삼강이 식자재 유통 및 단체 급식 사업에 도전하는 것은 그룹 내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서다. 롯데삼강은 계열사 물량을 기반으로 사업 초석을 다진 후 본격적으로 외부 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단체 급식의 경우 79개 계열사의 본사 및 제조 공장 내 직원 식당을 운영하며 사업 역량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현재 7만여명(비정규직 포함)의 임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직원 점심 한 끼(1인당 4,000원)만 단순 계산해도 연간 67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식자재 유통 사업 역시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주류 등 식·음료 제조업 계열사를 통해 고정 물량을 확보해 점유율을 넓혀갈 예정이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 그룹은 제조업 기반이 돼 있어 식자재 유통 사업을 펼치기는 좋은 조건"이라고 말했다.

국내 식자재 유통 및 급식 시장 규모는 연간 20조~23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 시장은 현재 삼성에버랜드와 아워홈, CJ프레시웨이, 신세계푸드, 현대H&S 등 대기업 빅5개 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롯데 입장에서도 해볼만 한 싸움이다.

하지만 롯데삼강이 계열사 물량을 다량 확보해'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라는 비난 여론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식자재 유통업체의 한 관계자는 "롯데삼강이 이 시장에 진출하면서 롯데 그룹의 물량은'그림의 떡'이 됐다"면서 "롯데가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를 의식해서 일부 중소업체가 위탁 운영하는 부분은 남겨 둘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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