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가 정부의 세종시 대안 마련과 관련해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대응해야 한다”고 충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총재는 28일 오후 서울 신당동 자택을 방문한 정운찬 국무총리에게 “정부의 수정안만 좋으면 충청도민들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총재는 또 “서 있는 사람이 ‘다리가 아프니까 앉아서 이야기 합시다’ 할 때까지 기다리고 설득하라”며 “천천히 서둘러라”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 관련해 김 전 총재 측의 김상윤 특보는 “김 전 총재는 원론적으로 행정부처 이전에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노무현ㆍ이명박 정부를 거치며 충청도 사람들이 배신당한 것이 아니냐는 반감을 많이 가지고 있는 만큼 차근차근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 김 전 총재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정 총리는 “수도가 분할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7년을 기다렸는데 더 기다리게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강조해 당초 예정대로 수정안을 내놓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앞서 김 전 총재와 정 총리는 최근 김 전 총재의 근황과 건강, 그리고 용산 참사와 6ㆍ25 전쟁, 한ㆍ일회담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정 총리는 “일찍 찾아왔어야 하는데 편찮으시다고 해 문안을 여쭈러 왔다”며 “과거에 우연히 뵌 게 1년이 넘은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에 김 전 총재는 “그때는 잠깐 스쳤죠”라고 화답했다
한편 김 전 총재는 지난해 12월 초기 뇌졸중 증세로 팔과 다리에 마비가 와 입원치료를 받았으나 이후 꾸준한 물리치료로 지금은 건강이 상당히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