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의 생활 속 금융이야기] (13) 기업구조조정 이해하기


김호정 금감원 기업금융개선국 기업금융개선총괄팀 조사역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우리나라도 기업경영여건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영향인지 언론에서 기업의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등에 관한 기사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동양그룹 법정관리’나 ‘경남기업 워크아웃’ 등은 최근 경제뉴스에 오르내렸던 키워드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용어들의 정확한 의미를 아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는 기업구조조정과 관련된 용어입니다. 흔히 기업구조조정이라 하면 외환위기 당시와 같이 수많은 회사들이 문을 닫고 실업자가 늘어나는 등의 부정적인 모습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기업구조조정이란 재무적 곤경에 처했으나 경제적으로 회생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사업구조 및 재무구조 등을 조정해 기업회생과 채권회수 증대를 꾀하는 일련의 과정입니다. 부실징후가 있는 기업이 건실한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입니다.

이러한 기업구조조정은 추진주체에 따라 채권단이 중심이 되어 이루어지는 워크아웃과 법원의 감독하에 이루어지는 법정관리 등으로 구분됩니다.

먼저 워크아웃은 채권자와 채무자가 협의해 구조조정의 모든 절차를 진행하는데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라 대기업을, ‘채권은행 자율협약’에 따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게 됩니다. 이 경우 금융권의 채권채무는 동결되지만 협력업체 및 일반투자자의 채권은 동결되지 않으며, 채권단의 협의를 통해 상황에 따른 탄력적 대응이 가능해 신속한 구조조정이 가능합니다.

법정관리는 ‘통합도산법’에 따라 기업 등이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고 법원이 임명한 관리인에 의해 회생절차가 진행됩니다. 기업의 모든 채권채무는 동결되며 법원의 관리하에 채권자와 주주 등 관계자의 이해를 조정하게 되는데 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다수 관계자의 이해를 조정하면서 진행되므로 상대적으로 장기간이 소요됩니다.

한편, 통합도산법에는 기존 경영진의 경험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 ‘기존 경영자 관리인 제도(DIP, Debtor In Possession)'가 도입되어 중대한 부실책임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기존 경영자가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채권은행은 매년 대기업 및 중소기업의 신용위험평가 결과를 토대로 구조조정 대상기업을 선정합니다. 신용등급 A~D 등급중 C등급 업체는 워크아웃, D등급 업체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통해 정상화를 추진하게 됩니다. 금융감독원은 신용위험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구조조정이 신속하고 실효성 있게 추진되도록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과거 어려움을 겪었던 현대건설과 하이닉스 같은 기업이 워크아웃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위기를 극복했듯이, 일시적인 어려움에 빠진 기업들이 기업구조조정을 통해 바로 선다면 우리나라 실물경제 및 금융시스템의 건전성을 제고할 수 있게 됩니다.

부실을 방치해 놓으면 더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기업구조조정이 선제적으로 신속하게 이뤄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일시적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투자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기업구조조정은 반드시 필요한 과정임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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