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디자인·용기·아이디어까지/「히트화장품」 베끼기 기승

◎업계,상호 비난·경고장 발송 등 대책 부심최근들어 화장품업계에 베끼기 논쟁이 재연되고 있다. 21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경기불황, 오픈프라이스(판매자가격표시)제 실시 등으로 시장이 조정기를 보이면서 화장품 판매가 부진하자 업체들의 히트상품 베끼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모방 제품은 시장을 확대, 신시장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점도 있으나 수입화장품이 급속히 국내시장에 침투하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이 히트상품 모방에 급급하고 있는 것은 국내 산업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할 소지가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과일나라 코팩」으로 대히트를 친 동양화장품은 자사 제품을 모방한 중소업체의 시장잠식으로 인해 지난달 매출이 30% 정도나 감소,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동양화장품은 자사 제품의 브랜드명과 용기 디자인등을 거의 비슷하게 모방한 미라화장품(네오과일 코팩)과 세계화장품(식물원 코팩) 등에 불공정행위를 시정하라는 경고장까지 발송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타사에서 비슷한 컨셉트의 제품을 내놓을 수도 있지만 우리 제품과 제품명과 용기 디자인이 비슷한 것은 기존 제품의 인기에 편승하기 위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비난했다. 올 여름 인기제품으로 부상한 다리 화장품도 모방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6월초 한불화장품이 「레그 메이크업」과 「레그 샤이닝」을 출시한데 이어 피어리스화장품이 이달초 「섹시 레그메이킹」과 「섹시 레그스타」라는 이름으로 유사 제품을 출시했고 오스카화장품 등도 비슷한 제품을 곧 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어리스측은 『한불 제품은 무스타입인데 비해 우리 제품은 물에 씻기지 않는 워터프루프(에멀션) 타입이며 제품구상은 비슷한 시기에 됐으나 출시가 늦었을 뿐』이라며 『굳이 모방 운운하자면 국내 업계가 외국제품을 베끼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지난 5월초에도 한불화장품과 피어리스화장품은 「팩트」 원조논쟁을 벌인 바 있다. 당시 한불측은 피어리스가 출시한 「드방세 리조트 투웨이 팩트」가 제품명, 용기 모양 및 소재 등에서 자사의 「바센 트윈케이크 팩트」를 모방했다고 문제를 제기하자 피어리스는 자사의 팩트제품이 지난 83년 제품을 리모델한 것이라고 해명했었다.<이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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