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임대주택사업 수입 짭짤하다

외국인 대상 임대주택사업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이는 경기 침체로 외국인이 선호하는 한남·이태원·방배동 일대의 고급 빌라 시세가 크게 떨어진 데다 외국인에 대한 부동산 관련 규제가 크게 완화된 데 따른 것이다. 게다가 국내시장 전면 개방에 따라 외국 기업이 대거 들어오고 있어 임대수요가 나날이 늘면서 외국인 대상 임대사업의 전망이 밝은 것도 주요한 요인이다. 실제로 외국인들의 수가 늘어나면서 외국인 주거지역이 기존의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과 한남동 및 성북구 성북동 등지에서 서초구 방배·반포동과 용산구 동부·서부이촌동 등지로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개인사업을 하는 金모씨의 경우 법원 부동산경매를 통해 구입한 서초구 방배동의 80평형대 빌라를 외국인 임대주택으로 개조, 짭짤한 수입을 올린 케이스. 金씨는 2년전 5억원에 이 집을 낙찰받아 8,000만원을 들여 내부를 수리한뒤 월세 600만원에 계약, 3년간 임대료 2억1,600만원을 선불로 받았다. 2년이 지난 지금 金씨가 얻은 수익은 주택에 대한 시세차익 4억원을 빼더라도 2년간 임대료 1억4,400만원 그리고 미리 받은 2억1,600만원에 대한 2년간 금융수익금 6,480만원(연리 15% 기준) 등 모두 2억880만원에 이른다. 金씨가 주택구입비와 수리비 5억8,000만원을 은행에 예금했다면 2년간 투자수익이 1억5,000만원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었을 것이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임대사업을 할 만한 주택은 고급 빌라와 중대형 아파트다. 이들 주택은 IMF 한파에 따른 관리비 폭등으로 인기가 크게 떨어지면서 시세도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미국인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는 용산구 이태원동 그린힐빌라의 경우 평균 시세가 70평형 8억5,000만원, 62평형 7억1,000만원, 59평형 6억7,000만원 등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45% 가량 곤두박질했다. 서초구 방배동에 있는 월드빌라 89평형도 지난해 12억~14억원을 호가하던 시세가 올들어 9억~10억원으로 떨어진 상태다. 이들 주택은 경기 회복후 시세차익을 기대할 만한데다 외국인들에게 임대할 경우 월세가 그린힐 59평형 400만원, 월드 80평형 800만원으로 투자수익이 짭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귀띔이다. 외국인 임대사업은 2~3년치 임대료를 한꺼번에 목돈을 받기 때문에 재투자를 하거나 별도의 은행이자를 챙길 수 있어서 좋다. 흔히들 「깔세」라고도 하는데 이는 외국인들이 전세가 아닌 월세로 주택을 빌리는 대신 몇년치 월세를 한꺼번에 선지불함으로써 세를 깔고 앉는다는 데서 비롯된 말이다. 그러나 외국인 임대주택 사업이 마냥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것만은 아니다. 세심하게 신경써야 할 부분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계약서상에 임대차 관련 절차와 내용을 구체적으로 명시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집을 빌리기 전에 주택상태를 꼼꼼히 따지고 임대차과정에서 집주인과 협의한 내용을 반드시 문서로 남기기를 원한다. 또 자신들에게 유리한 사전계약 해지조항을 대부분 요구하는데 계약전에 이를 꼼꼼하게 해둬야 한다. 따라서 집주인은 가급적 사전계약해지 요건을 상세하게 기록하는 게 좋으며 외국인이 계약을 해지할 경우 반드시 몇개월전에 통보해야 한다는 조항을 넣어두는 게 좋다. 아울러 사전계약 해지로 임대료를 돌려줄 때도 원화로 할 것인지 달러로 할 것인지를 미리 결정하는 것이 환율 등락에 따른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다. 외국인 대상 임대주택시장은 IMF 한파가 걷힐 경우 외국인 선호지역을 중심으로 국내 부동산 투자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임대 중심의 주택시장도 매매나 개발을 병행하는 형태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집값이 떨어진 지금 외국인이 선호하는 지역의 고급 주택을 구입해 몇년가 임대사업을 하다가 경기 회복후 외국인들에게 되파는 방법도 고려해 볼 만하다. 【전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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