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한국, 그리스 2-0 완파… 한국축구 새 역사 열렸다

태극전사들이 그리스를 제물로 남아공 월드컵 첫 승을 장식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 본선리그 B조 첫 경기인 그리스를 상대로 맞아 경기 시작 7분만에 터뜨린 이정수의 골과 '캡틴' 박지성의 추가골에 힘입어 그리스에 2-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 대표팀은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에 대한 청신호를 밝혔다. 선제골의 주인공은 허정무호의 수비를 책임지는 이정수의 발 끝에서 나왔다. 185cm의 큰 키를 자랑하는 이정수는 기성용의 프리킥 패스를 받아 그리스 수비진을 따돌리고 시원한 오른발 발리 슈팅을 선사하며 선제골의 주인공이 됐다. 이정수의 골은 이번 대회 최단시간 골이며 최초의 전반전 골. 이후에도 한국 공격진은 그리스 진영을 휘저으며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이어진 몇차례 장면에서 결정적인 득점 장면이 이어지긴 했으나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특히 전반 27분쯤 박지성의 완벽한 패스를 박주영이 받아 만든 노마크 상황은 두고두고 아쉬운 장면. 박주영은 상대 수비진을 흔들며 그리스 골키퍼 일대일 상황을 만들어냈지만 골키퍼 발에 맞으며 굴절되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리스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체격적 우위를 이용해 거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고 한국 수비수 뒤쪽 공간을 노리며 롱패스를 잇따라 투입했다. 하지만 조용형을 비롯한 중앙수비수들과 골키퍼 정성룡은 뛰어난 체력을 바탕으로 그리스 공격진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며 골문을 지켜냈다. 후반전도 한국 대표팀은 활발하게 공격을 펼치며 상대를 압도했다. 특히 대한민국 '캡틴' 박지성은 월드컵 무대 3회 연속골을 기록하며 다시 한번 세계 축구계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이날 박지성은 후반 7분 그리스 진영 중앙에서 상대의 패스를 가로채며 그리스 골문을 향해 쇄도, 상대 수비 2명을 제치고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만든 뒤 정확하게 골문을 향해 슛을 날리며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역시 박지성'이란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멋진 장면이었다. 이로써 박지성은 2002년 한일 월드컵 포르투갈전, 2006년 독일 월드컵 프랑스전에 이어 3회 연속 월드컵 득점 기록을 세웠다. 자신의 월드컵 통산 3호골. 이날 그리스 전에는 박주영과 염기훈이 선발 투톱으로 나섰다. 골키퍼에는 터줏대감 이운재 대신 정성룡이 선발 출전했다. 예상대로 '쌍용 양박'이 출전한 가운데 미드필드 중앙에는 기성용과 김정우가 나란히 섰고 좌우 측면에는 박지성과 이청용이 포진했다. 관심을 모았던 좌우 풀백에는 이영표와 차두리가 출전했고 중앙 수비라인에는 이정수와 조용형이 그리스 공격수들을 상대했다. 한편 그리스는 한국을 상대로 맞아 월드컵 첫 승을 꿈꿨지만 무산에 그치며 다음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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