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를 이용해 코스닥 상장기업을 인수한 뒤 주가조작ㆍ횡령 등으로 부실경영을 일삼아 상장폐지 등 소액 주식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힌 기업사냥꾼이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김홍일 검사장)는 지난 6월부터 전국 13개 검찰청을 지휘해 상장이 폐지됐거나 폐지 위기에 처한 부실기업 중 범죄 혐의가 드러난 30여개사 80여명의 전현직 임직원을 집중 수사, 20명을 구속하고 18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1일 밝혔다.
검찰은 12명을 구속 기소하고 8명을 구속 수사 중이며 나머지 60여명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기소 대상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주로 사채 등으로 상장기업을 인수해 횡령ㆍ배임ㆍ주가조작ㆍ분식회계 등 갖가지 비리로 이득을 챙기고 회사를 상장폐지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동종범죄 전력이 있는 `상습적' 기업사냥꾼인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 대상 업체 중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G사의 전 대표 K씨는 지난해 7월 몽골의 한 법인을 100만원에 사들이면서 회사지분 51%를 290억원에 인수한 것처럼 꾸며 290억원을 횡령했다. 4월 상장폐지에 이른 LCD장비업체 W사의 P 대표는 2007년 타법인 주식매수대금 명목으로 130억원을 횡령하고 재무제표를 허위 공시하는 등 횡령ㆍ증권거래법위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상장폐지된 8개 업체의 시가총액은 4,377억원(최종 사업보고서 기준)에 달하며 이에 따라 소액주주 15만4,000여명이 3,700억여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 범죄자가 취득한 불법수익을 회수 중이며 도망간 사범들은 끝까지 추적ㆍ검거한다는 방침 아래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