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28.8%로 1.9%P↑
외환, 금융위기 때보다 낮지만 주요 신흥국 중에선 높아
기재부 “전체적으로 양호한 수준...면밀히 모니터링”
경상수지, 외환 보유액과 함께 대외 건전성 3대 지표로 꼽히는 단기외채 비중이 30%에 육박하며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환위기(40%대), 금융위기(50%대) 때보다 낮지만 주요 신흥국 중 높은 수준이어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일 한국은행은 단기외채비중(총 외채 중 단기 외채)이 2·4분기 말 현재 28.8%로 2013년 2·4분기(29.2%) 이후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 분기인 1·4분기보다 1.9%포인트 오른 것으로, 지난해 2·4분기 28.6%를 고점으로 3분기 연속 하락하다 이번에 상승 반전했다.
역사적으로 단기외채비중은 경제 위기의 단초를 제공해왔다. 1994년부터 국내 경기가 살아나며 자금 수요가 늘어나자 은행들은 해외 단기차입에 무차별적으로 나서 외환위기로 연결됐다. 2000년대 중반부터 다시 늘어나기 시작한 단기외채는 2008년 3·4분기 52%를 찍었다. 당시 미국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 붕괴라는 외부 쇼크가 겹쳐 외국인 투자금은 급속히 이탈했다.
현재 단기외채비중은 과거에 비해서는 안정적이지만 브라질, 러시아 등 주요 신흥국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다는 것이 문제다. 1·4분기 기준 우리의 단기외채 비중은 26.9%로 브라질(8.3%), 러시아(8.9%)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23.4%), 아르헨티나(22.2%), 멕시코(18.4%), 인도네시아(14.7%) 등보다도 높았다. 주요 20개국(G20) 내 신흥국 중 우리보다 단기외채비중이 높은 곳은 중국(65.8%)과 터키(33%)밖에 없었다.
한편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2·4분기 32.3%로 전 분기보다 1.2%포인트 올랐다. 이는 지난해 3·4분기(33.3%)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단기외채비중이 상승했지만, 외채 건전성 및 지급능력 지표는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 경기둔화 우려와 미국 금리 인상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외화자금시장 및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안정적으로 대외건전성을 관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