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글로벌 차별화 마케팅' 속도 붙었다] 美선 제네시스로 리스시장 '질주'

V6모델 품질인정 받아 잔존 가치율 크게 높아져
저렴한 리스료 제공 가능… "판매량도 늘어날 것"


미국시장에서 싸구려 자동차의 기준은 중고차 시세가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달려 있다. 그동안 현대자동차는 일본차에 비해 성능과 디자인은 상당 수준 따라잡았다고 평가받았지만 정작 소비자들의 눈높이 척도인 중고차 시세에서는 형편없는 평가를 받아왔다. 현대차가 제네시스를 앞세워 싸구려 이미지에서 빠르게 벗어나는 양상이다. 15일 미국 현지의 현대모토파이낸스는 “제네시스 V6 모델의 경우 2년간 399달러를 내고 나머지 2,199달러만 지불하면 제네시스를 살 수 있는 리스 프로그램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는 무이자에 가까운 리스 판매로 한달 리스료는 차 값이 비슷한 캐딜락 CTS보다 100~150달러 싸다. 현대차가 이처럼 북미 현지에서 저렴한 리스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은 과거와 달리 품질을 인정받아 차량의 잔존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제네시스 V6 모델의 24개월간 잔존가치율은 신차의 65%에 달한다. 그동안 잔존가치율이 신차의 10~20%에 불과하던 다른 차량과는 천양지차다. 이로써 제네시스는 리스 마케팅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현대차 최초의 차량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존 크라프식 현대차 북미 현지법인 상품기획부 부사장은 “리스가 제네시스 판매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리스를 통해 판매가 10~12% 늘 것”이라고 기대했다. 안수웅 LIG 리서치센터장 역시 “과거에는 차량의 잔존가치가 높지 않은 관계로 월 리스료가 높아 리스 판매를 펼치기 힘들었는데 제네시스가 리스 마케팅의 첫 주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앞세운 리스 마케팅을 통해 향후 이 같은 전략을 다른 차종까지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현대차 측은 “한국과 달리 미국시장은 리스 형태의 차량 판매가 보편화돼 있는 상황이고 최근 들어 현대차가 품질을 인정받아 잔존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공격적인 리스 마케팅에 주력할 것”이라면서 “판매 결과에 따라 타 차종에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네시스 V6는 지난 1일 북미시장 판매에 들어갔고 V8 모델은 다음달에 상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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