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과 한진해운 홀딩스의 합병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한항공의 부담도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증권은 13일 보고서를 통해 “한진해운과 한진해운 홀딩스의 합병은 한진해운에 대한 대한항공의 책임을 더욱 분명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항공업황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 전망에도 불구하고 계열사 리스크가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은 이날 대한항공의 목표주가를 기존 5만원에서 3만2,000원으로 내렸다.
한진해운과 홀딩스의 합병설은 지난 11일 장 종료 후 일부 언론 보도를 통해 제기됐고, 12일 한진해운은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한진해운과 한진해운 홀딩스의 합병을 검토한 바 있으나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에선 대체로 두 회사의 합병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지주사 전환 이후 지배구조는 한진칼 ? 대한항공 ? 한진해운홀딩스 ? 한진해운으로 변화했는데, 현실적으로 손자회사인 한진해운홀딩스가 증손자회사인 한진해운 지분을 100% 확보해야 한다는 지주사법을 충족시킬 수 없다”며 “결국 한진해운홀딩스가 존재하는 한 대한항공 계열과 한진해운 계열의 계열분리는 불가피했었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이 대한항공 중심의 한진그룹으로부터 독립 경영을 추진할 때야 문제될 게 없겠지만, 지금은 한진해운이 자금난 속에 대한항공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는 상황인만큼 현재 지배구조로는 한진해운에 대한 대한항공의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한진해운과 홀딩스의 합병으로 대한항공의 책임 범위가 커지면서 주가엔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이미 대한항공은 지난 10월 한진해운에 1,500억원의 자금을 대여해 줬는데, 올해 안에 추가로 1,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해 준 뒤 내년엔 3,0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며 “이미 상당한 규모의 자금 지원 가능성이 제기되고 시장에 알려져 있는 상황에서 한진해운홀딩스-한진해운의 합병이 대한항공에 추가적인 부담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내년에도 컨테이너선사의 영업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현재 공개된 약 8,500억원 규모의 유동성 공급만으론 충분치 않은 데다 올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 750%인 대한항공의 신용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