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폐업학원 절반이 강남 소재

강력한 사교육비 경감책으로 학원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서울시내 학원 10곳 중 3곳 이상이 간판만 내건 채 학생들을 가르치지 않는 유령학원으로 바뀌었다. 유령학원의 절반은 강남의 학원들이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개월간 서울시내 모든 학원과 교습소에 대해 일제 정비(전수조사)를 벌인 결과 학원 1만5,084곳 중 564(3.73%)곳, 교습소 1만2,893곳 중 2,011(15.59%)곳이 실제로 운영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5일 밝혔다. 학원의 경우 일정 시설 면적 내에서 동시간에 여러 명의 학생에게 강의할 수 있고 강사를 채용할 수 있지만 교습소는 교습소 신고자가 동일 시간에 9명 이하의 학생에게만 강의할 수 있고 강사를 채용할 수 없다. 서울 전체 미운영학원(564개)의 절반에 해당하는 283곳이 강남에 위치해 있었다. 특히 강남 학원의 미운영률은 9.63%(2,938곳 중 283곳)로 1~3%인 다른 지역보다 높았다. 반면 교습소는 동작이 25.57%(1,079곳 중 276곳), 서부가 25.23%(1,613곳 중 407곳)로 가장 높았고 중부ㆍ강서ㆍ동부ㆍ성동 등 지역이 15% 이상의 미운영률을 보였다. 강남은 13.08%로 북부(2.4%)와 강동(6.92%)에 이어 세 번째로 비율이 낮았다. 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사교육 확산의 온상이라고 인식되는 지역에서 폐원율이 높다"며 "강력한 사교육비 경감 정책과 최근 경기침체 장기화 영향 등 여러 요인으로 학원 운영이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학원가 관계자들은 "지난해 정부의 외고체제 개편안으로 강남의 외고 입시학원들이 타격을 입었을 것"이라며 "대형 학원에서 이탈한 학생들이 학습 효율성이나 밀착 학습 등을 이유로 소규모 공부방으로 이동했고 이런 이유로 교습소의 미운영률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온 것 같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이달부터 자진 폐원(소)되지 않고 미운영이 계속되는 곳에 대해 공고나 청문 등의 절차를 통해 직권 폐원(소)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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