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속락하고 있지만 국내 기업이나 개인이 외화로 돈을 맡기는 외화예금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외화예금 잔액이 지난해 11월 말 60억 달러를 넘어선 지 두 달 여 만에 10억 달러가 추가로 들어와 지난 11일자로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70억 달러를 돌파했다. 우리은행도 외화예금 잔액이 지난해 말 19억2,700만 달러에서 지난 16일 25억6,300만달러로 4억 달러 이상 늘어났으며 신한은행은 같은 기간 22억4,000만 달러에서 24억7,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제일, 한미, 조흥 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적게는 7,000만 달러에서 최고 1억7,000만 달러까지 늘어났다.
한국은행 집계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현재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이 171억2,000만달러로 작년 말에 비해 18억4,000만 달러가 늘어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환율의 움직임이 불안해지면서 외화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데다 기업과 개인들이 환차손을 피하기 위해 환전을 미뤄 외화예금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