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代 트로이카 출범 '개혁정치' 첫 시험대
■참여정부 2기내각 출범의미차기대권주자 동반입각 실세내각 출현공직사회·정치권 세대교체바람 거셀듯
노무현 대통령이 30일 오전 신임 이해찬 국무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대근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참여정부 2기 내각이 마침내 공식 출범했다. 이해찬 총리에 이은 정동영ㆍ김근태 의원의 동반 입각은 이른바 ‘50대 트로이카체제’를 앞세운 새로운 정치실험이자 본격적인 대권레이스 돌입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힘있는 실세내각의 출현으로 국정 운영에 한층 힘이 실리고 정책 추진에도 그 어느때보다 개혁적인 색채가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30일“이번 개각은‘일 잘하는 정부’라는 컨셉의 국정 2기 출범과 정치인 입각을 통한 책임정치 구현의 의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차기대권주자로 평가받는 정ㆍ김 두사람이 동반 입각하고, 이해찬 의원이 총리에 기용됨으로써 여권의 무게중심이 내각으로 쏠리면서 향후 정국 운영과 여권내 역학구도에도 적지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더욱이 내각의 핵심포스트가 50대로 충원됨으로써 공직사회 및 정치권 전반에 급속한 세대교체 바람을 불러올 것으로 관측된다.
우여곡절 끝에 내각에 참여한 두 사람은 우선 소신과 철학을 앞세운 국정 운영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안정감을 갖춘 개혁’이라는 결코 쉽지않은 과제가 2기 내각의 어깨에 달려 있는 셈이다.
열린우리당 정덕구 의원은 “두 사람은 이번 입각을 통해 능력을 검증받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풍부한 정치경험으로 시야가 넓기 때문에 남북경협 준비나 사회안전망 확충 등 국정현안에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두 사람의 강점이 정치력과 개혁성이라면 행정경험이나 전문성이 없다는 점은 약점”이라면서 “실제 현장에서 어떤 능력을 발휘할 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밝혔다.
통일부의 경우 본격적인 남북경협시대를 맞아 착실한 준비작업에 나서야 하고 복지부도 국민연금 등 사회안전망 확충이라는 당면과제를 떠안고 있다.
두 사람이 당내 확고한 기반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당ㆍ정간의 정책 혼선이 어느정도 가닥이 잡힐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관료사회 역시 한바탕 변화의 바람이 휘몰아칠 전망이다. 열린우리당 송영길 의원은 “외교통상부의 사례에서 보듯이 관료주의라는 벽은 두텁게 쌓여있다”면서 “새 내각이 개혁적 마인드와 현실을 조화롭게 이끌어내 우리 관료사회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해줄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 50대 장관 기용에 따른 공직사회의 세대교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 총리와 두 대권주자들이 내각에서 어떤 관계를 형성할지 주목된다. 일부에선 대권주자인 실세 각료가 이 총리와 다른 목소리를 내거나 부처간 힘의 논리에 의한 대립 양상 등 갈등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두 정치거물이 떠나간 우리당의 향배도 관심거리다. 우리당의 한 의원은 “당 지지율까지 가라앉고 있는 상황에서 구심점마저 사라졌다”면서 “이들을 대체할만한 인물이 없기 때문에 당내에 불안해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이번 인사가 당내 대선주자 관리용이라는 정치적 의미에 치중했다는 비난을 면하긴 어렵게 됐다. 노 의원은 “대통령이 전문가의 장관 기용이라는 원칙을 무시한 채 우리당 내부용으로 인사를 단행했다”면서 “국민의사를 배제한 정략적 인사”라고 비난했다.
정상범 기자 ssang@sed.co.kr
입력시간 : 2004-06-30 1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