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생막걸리' 해외서 인기 급상승

올들어 日시장 공급량 크게 늘고 美·러·中서도 잇단 수입상담


해외에서 '부산발 생막걸리'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일본 생막걸리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부산산성양조의 일본시장 막걸리 수출량이 올해 급증하는가하면 일본과 미국 등지의 신규 수출 상담도 줄을 잇고 있다. 그 동안 일본 시장에서 위생적인 면을 고려해 살균막걸리가 선호됐지만 최근 들어 유산균이 살아 있는 생막걸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부산산성양조에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지난 19일 찾은 부산 금정구 부곡동 부산산성양조 공장. 8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곳의 작업은 언제나 처럼 오전 4시부터 시작됐지만 최근 일손은 더욱 바빠보였다. 주된 수출국이었던 일본에서 올들어 생막걸리 수입 요청이 눈에 띄게 늘었고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지에서도 막걸리 수입 상담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맘때 월 1회(4500ℓ)였던 수출량은 올들어 월 4회(1만8000ℓ)로 4배 급증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일본 현지에서 유통되는 다른 막걸리 제품에 비해 3배 비싸지만 물량이 모자라 공급을 못할 지경이다. 공장은 비좁아졌다. 막걸리 제조에 필수 시설을 제외한 공간은 빈 막걸리병이 차지했다. 밀려드는 물량을 소화할 막걸리병이 대기 중인 것이다. 지난해 6명이던 직원은 1년 사이 20명으로 3배 늘었다. 수출상담도 1년 전 월평균 1건에 그쳤던 것이 올해는 월평균 15건을 넘어섰다. 기자가 공장을 방문한 19일 오후에도 일본 바이어가 막걸리 수출 상담을 위해 방문 약속을 해둔 상태였고 최근 공장을 방문한 해외 바이어의 명함은 수십 장에 달했다. 특히 그 동안 주된 수출지였던 일본에서의 추가 수출 상담도 늘었지만 미국 등 새로운 시장의 수출 문의도 눈에 띄었다. 일본식막걸리를 수입하던 미국 LA의 한 대형 체인사업자의 경우 한국 막걸리로 대체하기 위해 방문하기도 했다. 김태윤 부산산성양조 대표는 "살균막걸리를 주로 선호하던 일본인들이 생막걸리로 눈을 돌리고 있다"면서 "특히 최근에는 미국에서 수출 상담이 들어오기도 하는데 장기적으로 미국은 막걸리 판매에 있어 일본보다 더 큰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관세청이 지난 1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막걸리 수출량은 1227톤, 수출액은 117만 7000달러로 1년 전에 비해 수출량은 2.8배, 수출액은 3.4배 늘어났다. 국가별로는 일본이 전체 수출액의 83.7%를 차지했고 이어 미국, 중국, 베트남 순이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