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놀이공원들도 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
겨우내내 움츠렸던 놀이공원들은 각종 축제들로 행락객들의 눈길을 끈다.올해는 매년 반복되는 꽃 축제나 불꽃놀이에서 한발 더 나아가 상상 속에서나 존재했던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화려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에버랜드는 지난 19일부터 봄맞이 튤립축제 개막과 야간개장(오후 10시까지)에 맞춰 국내 단일 이벤트로는 최대 규모인 100억원을 투입한 ‘올림푸 스 판타지(Olympus Fantasy)’를 선보이고 있다. 이 행사는 주말뿐 아니라 평일에도 매일 밤 9시에 열려 그간 대형 이벤트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평일 관객들에게도 멋진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규모의 화려한 무대 연출=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엄청난 비용을 투자한 ‘올림푸스 판타지’ 전용 무대. KBS 대하드라마 ‘태조왕건’의 세트제작자인 양영근씨가 무대 디자인을 맡고, 도쿄 디즈니랜드 엔 터테인먼트 팀장이었던 일본인 가노 겐지가 자문했다.
단일 이벤트를 위해 초대형 무대를 제작한 사례는 미국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워터 월드(Water World)’, 디즈니 MGM 스튜디오의 ‘판타스믹(Fantasmic)’ 정도를 꼽을 수 있을 뿐, 국내에선 전례가 없는 것으로알려졌다.
무대 규모 또한 메머드급이다. 3개월간의 공정을 거쳐 에버랜드 포시즌스가든에 들어선 이번 무대는 높이 21mㆍ너비 70mㆍ폭 30m 규모로 그리스의파르테논 신전(70m)에 도심지의 10층 빌딩 높이와 맞먹는다. 그리스 시대의 완벽한 고증을 통해 마련된 무대는 화려한 각종 장식들이 수놓여진다.
무대를 떠받드는 6개의 돌기둥은 16m의 높이로 제작됐고, 제우스ㆍ헤라클 레스 등 그리스 신화속 신들이 신전 지붕에 조각돼 있다. 무대 위에는 4m높이의 그리스 신 조각상들이 별도로 서 있다.
◇연중무휴, 연말까지 공연=‘올림푸스 판타지’는 다른 쇼와는 달 리 올 연말까지 폭우 등 천재지변을 제외하고는 연중무휴로 개최된다. 이를 위해 에버랜드측은 레이저ㆍ음향ㆍ유압설비 등 공연에 필요한 모든 장비들을 최첨단의 내구성 있는 것으로 준비했다.
멀티미디어쇼의 백미인 특수 효과들도 다채롭다. 물ㆍ불ㆍ기계장치를 이용 한 14개의 특수효과는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4m 지름 크기의 원 형으로 20m 높이에서 동시에 폭발하는 4개의 불공(fire ball)을 비롯, 수면 위에 설치된 12개의 불구멍을 통해 12m 높이로 솟구치는 불기둥, 물 위 에서 60m 크기의 띠를 만드는 500발의 불꽃놀이들도 마련됐다.
또 18m 높이로 치솟아 오르는 3개의 물폭탄과 분수가 만들어 내는 작은 물입자에 컴퓨터 그래픽 동영상을 상영하는 50m 크기의 수상화면은 열기로 달아오를 무대를 시원하게 식혀준다. 이와 함께 16m 크기로 제작된 모형 용은 입에서 불을 내뿜으며 앞뒤로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어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신화속 이야기가 무대 위로=이번 쇼는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여러 캐릭터들을 등장시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냄으로써 관객들에게 친근감과 신선함을 동시에 느끼게 해 준다는 점도 재미있다. 주인공인 라스타와 그의 여자친구 라이라, 천상의 신 제우스, 그리고 악의 화신으로 세상을 지배하려는 야심을 가진 하데스 등 4명의 주요 캐릭터와 12명의 요 정들이 등장한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천상의 올림포스 신전에서 제우스가 라스타와 라이라를 지상으로 내려보낸 다. 둘은 신화 속 요정들과 함께 지상 세계를 축복하는 축제를 벌이지만,도중에 익살스런 꼬마로 변장한 하데스가 나타나 축제를 방해한다. 하데스 는 지옥의 신으로 변해 라스타와 라이라를 공격한다.
주인공은 신화 속 요정들과 함께 하데스와 맞서 싸우지만 하데스는 거대한 용이 되어 라스타를 재공격한다. 라스타는제우스의 도움을 받아 간신 히 용을 무찌른다. 하데스는 결국 축제에서 쫓겨나고, 요정들과 신들은 다 시금 축제를 즐긴다. 제우스가 이들을 축복하는 불꽃놀이를 펼치면서 축제 는 막을 내린다./이상훈기자 fla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