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20일 서울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한 뒤 한손을 번쩍 들어올리고 있다./오대근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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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시대] 기자회견서 드러난 MB 대북정책
"일방적 비위 맞추기 없다"'햇볕'서 실리적 상호주의로 기조변화 예상외교도 실용주의적 정책 전면에 내세울듯
홍병문 기자 hbm@sed.co.kr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20일 서울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한 뒤 한손을 번쩍 들어올리고 있다./오대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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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대북ㆍ외교정책은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에서 10년간 기조를 유지했던 햇볕정책과는 다소 변화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북정책의 경우 일방적인 햇볕정책 대신 실리적 상호주의 기조로 변화하고 외교정책 역시 이념이나 정파보다는 실용ㆍ경제적 이해를 우선으로 하는 정책으로 조금씩 선회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예상은 이 당선자가 20일 기자회견에서 “남북 문제에 있어서 무조건 비판을 꺼릴 게 아니라 애정 어린 비판을 해야 북한사회를 오히려 건강하게 할 수 있다”고 말한 대목에서 분명히 엿볼 수 있다. 이는 남북경제협력ㆍ남북회담 등은 물론 정치적 목적을 위해 북한에 일방적으로 비위 맞추는 태도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선언이기도 하다.
그는 우선 새 정부의 대북정책 화두가 북핵 폐기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당선자는 “남북 간 가장 중요한 현안은 북핵 폐기 문제인데 핵이 폐기됨으로써 진정한 남북 경제교류가 본격 시작될 수 있다고 본다”며 “북한으로 하여금 핵을 포기하는 게 체제를 유지하고 또 북한 주민을 위해서도 훨씬 도움된다는 것을 설득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물론 그 구체적인 방법 틀은 6자회담과 국제 공조라는 점에서 현 정부의 외교정책 토양을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이 당선자는 “진보와 보수를 뛰어넘어 실용주의적 외교를 하고 남북협력도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대북정책도 실용주의적 외교정책의 골격 안에서 펼쳐나갈 뜻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참여정부에서 공을 기울였던 햇볕정책 위주의 남북 경제협력정책은 실용주의적 경제정책으로 겉 타이틀만 바뀔 뿐 근본적 기조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반면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의 대북정책에서 논의 자체가 사실상 금기시됐던 북한 인권 문제는 도마 위에 본격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당선자는 “인권에 관한 문제는 피할 수 없는 일 중의 하나”라며 “과거 정권이 북한에 대해 비판을 삼가고 북한의 비위를 일방적으로 맞추던 것은 변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유엔의 대북인권결의안에 우리 정부가 기권을 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외교 기조 또한 공약에서 보듯 진보와 보수를 뛰어 넘는 실용주의적 정책을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국익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치적 이념이나 북한과의 관계에 얽매인 애매한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또한 참여정부에서 다소 불협화음이 있었던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신뢰를 바탕으로 공동의 가치와 평화를 새롭게 다지겠다”며 신(新) 한미동맹시대 구상을 밝혔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북한의 핵 폐기를 전제로 적극적인 남북경협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상호주의의 성향이 강하지만 핵 폐기만을 강조하고 구체적인 당근을 제시하지 않던 기존 한나라당의 대북정책보다는 진일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12/20 1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