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이 결국 회사채 발행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기존에 금융당국은 동양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제동을 걸었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25일 “자금이 당장 필요하지만 회사채 발행에 시간이 걸리고 청약 미달 가능성이 커 철회하기로 했다”며 “다른 조달 방법을 물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양은 이달 6일 기준으로 현금성자산을 264억원 정도 보유하고 있어 일단 이 자금으로 급한 불을 끌 생각이다.
애초 동양그룹 지주회사 격인 동양은 오는 26일 1년 6개월 만기로 65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었다.
오는 30일 만기가 돌아오는 299억원의 회사채를 차환하는 데 쓰기 위한 목적이었다. 다음 달 24일에는 351억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그러나 오리온의 지원 거부 표명 등으로 환경이 더욱 어려워지자 회사채 발행을 결국 포기했다. 청약을 실시해도 미달할 것이라는 우려도 높았다.
동양의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된 상태에서 청약이 제대로 이뤄지겠느냐는 비관론이 적지 않았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달 동양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BB’(부정적 검토)에서 ‘B+’(부정적 검토)로 낮췄다.
동양은 이번 철회 결정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않는 한 자금난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동양이 회사채 발행을 철회한 데는 금감원이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동양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최근의 환경 변화 등 투자위험 요소가 누락됐다며 철회하지 않으면 ‘정정신고’를 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증권신고서 제출 이후 벌어진 오리온의 동양에 대한 지원 거절, 일부 계열사의 법정관리 신청 가능성 등을 추가로 기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양그룹에 ‘자매기업’인 오리온그룹이 지원 의사가 없다고 밝힌 사실 등 최근 새롭게 조성된 환경에 대해 기재해야 한다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애초 동양은 금감원에 이날 오전까지 금감원의 요청 사항을 수용할지, 회사채 발행을 철회할지 통보해올 예정이었으나 오후에서야 입장을 결정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동양이 청약의 어려움 등을 고려해 결국 철회를 결정한 것으로 본다”며 “혹시라도 철회 의사를 번복할 경우에는 정정요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