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총리가 국민의 정부 출범후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내각제 개헌 연내 유보 합의에 따른 자민련 내 충청권 강경파 의원들의 반발이 예사롭지 않은데다 내년 총선 또한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10일 한나라당이 국회에 金총리에 대한 해임결의안을 제출하는 등 가시밭길이 연속되는 상황을 맞고 있다.
국민회의와의 합당설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金총리는 현재로서는 이번 한나라당의 해임결의안이 무난히 해결되면 자민련 깃발을 그대로 내건 채 내년 총선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충청지역의 여론을 감안할 때 金총리가 이끌고있는 자민련은 내년 총선에서 충청권에서마저 외면당할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오히려 김용환 수석부총재와 강창희 전총무가 손을 잡을 경우 자민련을 누르고 충청권의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따라 金총리로서는 내각제 개헌 유보에 따른 보상책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으로부터 최대한 얻어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우선 한가지는 외교와 국방을 제외한 장관 임명권을 총리가 갖는 등 총리의 권한을 대폭 강화해 명실상부한 실세총리로 자리매김 하는 것이고 다음은 내년 총선에서 보다 많은 공천권 지분을 얻어내는 것이다.
물론 金총리가 가질 수 있는 공천권은 충청지역을 비롯한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국한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또한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내세울만한 인물이 없다는 데에 金총리의 고민은 가중되고 있다.
그동안 JP맨으로 분류되던 인물들은 충청권에서나 먹혀들 뿐 서울과 수도권에서 승리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내년 총선을 겨냥해 서울과 수도권에 전진배치할 수 있는 인물은 기껏해야 정해주 국무조정실장과 김용채 총리비서실장 등을 꼽을 수 있을 정도다.
총리실 고위관계자는 『물론 金총리가 공천권을 행사할 경우 金총리 주변에 많은 사람이 몰려들 것이 확실시 되지만 이들이 JP맨으로 계속 남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JP가 취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은 갈수록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상황을 반전시킬만한 여력이 없는데다 손에 남은 카드마저 많지 않아 결국 金총리는 국민회의와 합당하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박민수 기자 MINSO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