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촘한 고층 빌딩과 아파트 숲에 둘러싸인 서울시내에서 ‘별 보기’란 그야말로 ‘하늘에서 별 따기’다. 도로를 가득 메운 자동차들에서 뿜어져나오는 매연과 불면의 밤을 밝히는 수많은 빌딩·가로등의 불빛들이 ‘별빛’을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대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꾸준히 전개되면서 서울시내에도 별을 볼 수 있는 장소가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했다. 별을 관찰하는 장소로는 주위에 높은 건물이 없고 가로등 같은 인공적인 불빛이 적은 곳이 제격이다. 요즘에는 가까운 학교나 아파트 옥상에서도 이따금씩 별을 볼 수 있지만 밤하늘을 수놓는 별의 향연을 즐기기에는 어딘지 부족하다.
서울시민들의 이런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서울시와 한국천문연구원이 23일 ‘밤하늘 별보기 좋은 장소’ 10곳을 선정ㆍ발표했다.
우선 대학로에서 10분만 걸으면 나오는 낙산공원은 생각보다 많은 별빛에 놀라게 되는 곳이다. 주위 건물이 많지 않고 조명도 세지 않아 별을 보기에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또 예술의전당에서 우면산을 올라가는 코스 또한 자연스레 밤하늘을 장식한 별을 보기에 부족함이 없다.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북쪽에 있는 안산에 오르면 하늘의 별뿐만 아니라 서울시의 야경도 감상할 수 있다. 성신여대와 고려대 옆 개운산도 별을 헤아리기에 안성맞춤이다.
이 밖에 상암동 일대에서 가장 어두운 ‘난지지구, 서울숲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응봉산 공원’, 인라인스케이트 마니아들이 모이는 ‘올림픽공원’, 아마추어 천문인들이 자주 찾는 반포동 ‘한강공원’과 신정동 ‘계남공원’, 돈암동 스카이웨이길의 ‘북악산 팔각정’도 별보기 좋은 숨은 ‘명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