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IoT) 시대는 표준이 중요합니다. 한국 기업들도 IoT 표준에 관심을 갖고 경쟁자와도 협력해야 합니다. 또 네트워크 효과를 보여주는 멧커프 법칙은 사용자가 아닌 디바이스(기기) 기준입니다. IoT로 기기들이 더 많이 연결될수록 네트워크의 가치는 폭발적으로 상승할 겁니다."
대표적 근거리통신망인 이서넷을 발명하고 3Com을 창업한 밥 멧커프(사진·69) 텍사스 오스틴대학 교수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티뷰론에서 열린 넷이벤츠 행사에서 서울경제신문 기자와 만나 'IoT 표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네트워크 가치의 상승'을 확신했다. IoT가 퍼질수록 네트워크의 효용성은 무한대로 커진다는 것이다.
멧커프 교수는 "IoT 확산을 위해선 어떤 기기, 어떤 속도, 어떤 통신망이든 연결할 수 있는 혁신의 플랫폼이 필요하다"며 "플랫폼을 어떤 표준으로 만들지 고민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서 "일본은 자국 시장을 지키기 위해 자체 표준을 만들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고, 실리콘밸리는 IoT 표준 제정을 위해 경쟁자와도 손을 잡는다"며 "한국 기업들도 글로벌에서 통할 수 있는 IoT 표준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IoT로 인해 네트워크의 효용성은 더 커질 것으로 자신했다. 멧커프 교수는 '네트워크의 유용성은 사용자 수의 제곱과 같다'는 멧커프 법칙을 만든 장본인이다. 그는 "멧커프 법칙을 만들 때 네트워크 효과는 사용자가 아닌 기기 숫자가 기준이었다"며 "인구는 제한된 숫자이기 때문에 네트워크 효과도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네트워크 효과는 기기 숫자와 연동되기 때문에 사실상 무한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성능은 18개월마다 두 배로 커진다'는 무어의 법칙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30~40년 전에도 '무어의 법칙이 곧 끝난다, 10년 내 끝난다'는 말들이 많았지만, 지금까지 잘 지켜지고 있다"며 "삼성·인텔 등 반도체 업체들의 노력으로 앞으로 20년 동안 무어의 법칙은 유효할 것"으로 내다봤다. "설사 반도체 성능이 향상되지 않더라도 IoT로 인해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기기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되면 무어의 법칙과 같은 효과는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넷으로 인한 혁신에 주목하고 젊은이들이 창업에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멧커프 교수는 "학생들이 창업을 통해 시대를 앞서 갈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캘리포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