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꺼진 일본차 "돌파구는 없나"

엔高로 가격 경쟁력 떨어지고 리콜 등 악재 겹쳐
올 수입차 시장 점유율 2008년보다 10%P 줄어
"하반기엔 시장 탈환" 혼다 등 신차 마케팅 잰걸음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차의 고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엔고 현상에 이어 올해 초 도요타의 리콜사태 등 잇따른 악재로 추락한 일본차 브랜드들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18일 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혼다•도요타•닛산 등 일본의 3대 자동차업체의 올 1~5월 시장점유율은 26.50%로 지난해 27.12%보다 떨어졌다. 이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 브랜드들이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던 지난 2008년의 점유율 35.44%에 비해 10%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수치다. 지난해 국내에 처음 도입된 도요타자동차의 '도요타' 브랜드를 제외할 경우 일본 3대 자동차업체의 점유율은 18.15%까지 떨어지며 일본차의 추락은 더욱 두드러진다. 특히 일본 브랜드 중 2008년 20.04%의 점유율로 국내 수입차 시장의 선두를 달렸던 혼다코리아는 올 1~5월 6.69%로 점유율이 곤두박질쳤다. 2008년 당시만 해도 매월 1,000대가 넘던 판매대수는 올 5월 482대에 그쳤다. 같은 기간 한국토요타자동차의 간판 브랜드인 '렉서스'는 9.84%에서 4.11%로 점유율이 반토막 났으며 닛산코리아의 '인피니티' 점유율 역시 5.24%에서 2.84%로 크게 떨어졌다. 일본차 추락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보다 엔고 현상이다. 동급 경쟁사보다 뛰어난 가격경쟁력이 무기였던 혼다코리아는 지난해 엔화가치 급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위해 판매가격을 3차례나 올렸던 것이 고스란히 판매감소로 이어졌다. 결국 혼다 본사에서 100억원 이상의 긴급자금 지원에 나서면서 그나마 적자폭을 줄일 수 있었다. 또 올해 초 불거진 도요타 리콜사태가 일본차의 안전성에 큰 타격을 입힌데다 독일이나 미국차에 비해 이렇다 할 만한 신차를 내놓지 못한 것도 일본차의 추락에 한몫했다. 윤대성 수입자동차협회 전무는 "일본차는 유럽이나 미국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지 않은 만큼 소비자들이 미세한 가격변동에도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지난해 지속된 엔고현상으로 수입가격이 높아진데다 올해 초 불거진 도요타 리콜사태로 안전성에 대한 불신마저 고조되면서 일본차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위기에 내몰린 일본 수입차업계는 올 하반기부터 시장탈환에 나설 예정이다. 혼다코리아는 오는 11월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인싸이트'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올 하반기 중 인천에 AS센터를 새로 짓는다. 닛산코리아도 다음주부터 '인피니티 M'의 본격 시판에 맞춰 대대적인 마케팅에 돌입한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연간 3~4차례밖에 실시하지 않았던 프로모션을 올해는 거의 매월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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