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시에서 줄기차게 주식을 사들이던 외국인들이 매도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단기 급등하면서 차익실현 욕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이고 유럽 위기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황이어서 외국인들의 숨고르기 양상이 당분간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4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2.72포인트(1.17%) 내린 1,919.81로 마감됐다. 이날 코스피지수의 약세를 이끈 것은 외국인이었다.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519억원 가량을 내다 팔았다. 이에 따라 지난 6일 이후 13거래일 동안 이어져 온 외국인 순매수 행진은 끝이 났다. 외국인은 삼성전자(764억원)와 NHN(378억원), 현대모비스(287억원), 엔씨소프트(186억원), LG전자(84억원) 등 정보기술(IT)과 인터넷 등의 업종을 집중 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이날 각각 1,260억원, 1,324억원을 사들였다.
외국인들이 갑자기 매도로 돌아선 것은 국내 증시가 지난 달 말 이후 단기 급등하면서 차익실현 욕구가 커진데다 미국 추가 양적완화나 유럽 위기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말 이후 국내 증시는 200포인트 가까이 단기 급등하면서 외국인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실제로 7월25일 1,769.31까지 무너졌던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이 적극 매수에 나서면서 급등세를 타면서 지난 16일에는 1,957.91포인트까지 치솟았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최근 한 달 새 국내 증시가 200포인트 가량 오르자 차익실현에 나선 듯 보인다”며 “최근에는 유럽 위기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다시 높아지고 있어서 당분간 외국인의 숨 고르기 양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곽 연구원은 “현재 상황에서 유럽 재정위기가 사그라지며 글로벌 침체 우려가 줄어들거나 미국이 내달 QE3를 단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유럽 재정위기가 여전하고 중동 문제가 새로운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 동안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외국인 순매수 여부를 결정짓는 가장 큰 변수로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와 유럽 문제 등 대외 이슈를 꼽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아직까지 미국이 QE3에 나설지 제대로 밝히지 않고 있는 만큼 한 동안은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하고 “다만 미국이 예상과는 달리 다음달에 QE3를 선언한다면 미국계를 중심으로 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다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