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거래 빗장 4년내 모두 풀린다

외환자유화 일정 2년 앞당겨 2009년 실시
"달러화 공급과잉 근본적 해결" 복안 불구
환율방어 치중으로 투기세력 기승 우려도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열린‘환율하락 관련 중소기업 지원대책 회의’ 에서 김성진(오른쪽) 중소기업청장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김동호기자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열린‘환율하락 관련 중소기업 지원대책 회의’ 에서 김성진(오른쪽) 중소기업청장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김동호기자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열린‘환율하락 관련 중소기업 지원대책 회의’ 에서 김성진(오른쪽) 중소기업청장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김동호기자




오는 2011년으로 예정됐던 외환거래 완전 자유화가 2009년으로 앞당겨 시행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4년 안에 해외 부동산 취득, 금융기관ㆍ기업들의 해외차입 등 각종 외환거래 규제가 완전히 풀린다. 이 같은 계획은 최근 굳어지고 있는 달러화 공급과잉 현상을 근본적으로 바로잡겠다는 복안이지만 ‘원화의 국제화’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환율방어에만 치우친 채 자칫 국내외 투기세력이 기승을 부릴 공간만 넓혀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환율급락, 바뀌는 자유화 일정=정부는 지난 2002년 4월 10년 일정의 외환 자유화 추진계획을 내놓았다. 당시 방안에 따라 올해 1월1일부터 자본거래허가제 폐지를 골자로 한 2단계 계획이 시행됐다. 정부는 2단계 계획을 2008년까지 3년 동안 시행한 후 2009년부터 완전 자유화의 내용이 담긴 3단계 방안의 시행에 들어갈 참이었다.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원ㆍ달러 환율은 이 같은 중장기 일정에 변화를 불러왔다. 이른바 ‘원화의 국제화’를 명분으로 외환시장 자유화의 일정을 조기에 단행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통해 외환시장 내의 구조적인 수급 불균형, 즉 달러화가 넘치는 상황을 자연스럽게 해소해보자는 심산이다. 이 같은 의중은 최근 환율이 달러당 1,000원 아래로 수직 하락하자 정부가 해외 직접투자의 완전 자유화를 골자로 한 ‘해외투자촉진방안’을 내놓으면서 확인됐다. ◇‘세이프가드’ 제외한 모든 자유화 4년 내 마무리=아직 최종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정부는 2009년부터 시작해 2011년까지 끝내기로 한 3단계 외환거래 자유화 조치를 최대한 앞당겨 세이프가드(비상조치 발동)를 제외한 모든 규제를 2009년부터 해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초 2011년까지로 예정돼 있는 ▦투자목적의 해외 부동산 취득에 대한 규제 폐지 ▦원화수출제한 폐지 ▦대외채권 회수의무 폐지 ▦외국환업무취급기관제도 폐지 등의 조치가 1~2년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화수출제한 조치의 경우 원화가 역외에서 맘대로 유통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외환 자유화의 종착역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화를 자유롭게 해외로 들고 나갈 수 있는 시대도 멀지 않았음을 뜻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국내 은행 외국 지점에 환전용으로 수출되는 것만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있고 외국에서 원화가 통용되는 것도 많지 않기 때문에 파급효과를 짐작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3~4년 후의 상황은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 같은 규제완화와 더불어 외국환거래법을 완전히 폐지하는 대신 ‘외환법’을 제정, ▦외환전산망 ▦국세청ㆍ관세청ㆍ금융정보분석원 통보제도 ▦외국환평형기금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유사시 안전장치 등만 규정할 방침이다. ◇환율방어에 자본유출 우려 묻혀=정부는 이미 지난해 말 2단계 자유화 조치를 발표하면서 외국인이 국내 원화 증권을 쉽게 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투기세력이 준동할 수 있는 공간을 늘려줬다. 여기에 이번에는 국내 투기자본이 쉽게 외국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도 빠르게 늘려주겠다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외환 자유화 정도가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거래 자유화가 시급하다는 것이 정부의 논리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대논리도 적지않다. 민간 연구기관의 한 선임연구위원은 “환율방어를 명분으로 외환 자유화의 빗장을 서둘러 풀 경우 또다시 자본유출의 비판을 불러올 수 있다”며 “규제완화와 함께 일본ㆍ중국 등과의 외환 스와프 거래규모 확대, 출입국 절차의 간소화 등 금융인프라 확대 등의 조치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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