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저 개발·인공섬 건설 등 추진/포철·현대·대우·쌍용 사업화 눈독「심해의 검은 노다지를 잡아라.」 21세기 유망산업인 심해저 개발 등 해양산업 시장을 선점키 위한 대기업간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14일 해양수산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항제철과 현대·대우·쌍용 등 대기업들은 아직 미개척지로 남아 있는 심해저 개발과 인공섬 건설 등 첨단 해양산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극심한 불경기로 신규투자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미래의 유망산업에 대한 투자는 멈출 수 없으며 더욱이 육상자원 고갈을 대비하고 공장입지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는 해양산업에 대한 체계적인 육성을 위해 올 상반기중 해양과학기술개발촉진법을 제정하고 산학연 합동체계를 구축하며 투자재원을 마련키로 해 대기업의 해양산업 진출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대기업들이 가장 관심을 쏟는 분야는 「심해의 검은 노다지」로 불리는 망간단괴 개발분야다.
우리나라는 하와이 인근 해상인 태평양 클라리온∼클리퍼톤 해역 1만5천㎢에 대한 개발권을 지난 94년 획득, 정밀 탐사과정을 거쳐 2003년부터 시설투자 작업에 들어갈 예정인데 이곳에는 1백조원에 달하는 망간 4억6천만톤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분야에는 포항제철과 대우·현대중공업 등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포항제철은 수심 2천m 이상의 심해저에 널려 있는 망간단괴 채취를 위한 심해저 탐사진행상황과 상업화 및 민간기업 참여가능성을 해양부에 타진하고 있다. 포철은 제련분야에 대한 기술축적에 힘을 쏟고 있으며 남극 세종기지를 건설한 현대중공업은 망간단괴 수송 등을 위한 해양 구조물 건설에 관심을 쏟고 있다.
업계는 이르면 오는 2000년께 망간단괴 개발의 시설투자 및 상업화 참여업체 등이 선정될 것으로 전망, 상업화 이전에 개발권 선점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망간단괴에 대한 탐사가 본격화되면서 대우중공업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수심 6천m급 무인탐사정을 자체 기술진이 개발, 이르면 올해중 태평양 CC광구에 투입할 방침이다. 대우는 특히 국산 잠수함 건조기술을 바탕으로 심해저 개발의 핵심기술인 탐사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또 현대건설과 쌍용·대림엔지니어링 등은 공장입지난 해소를 위해 인공섬 개발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상당수의 대기업들은 이 분야에 대한 기술축적을 이뤄 경제성만 확인되면 사업화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해양부의 우예종 해양개발과장은 『해양탐사기술과 잠수·해중기술, 해양공간이용 등의 분야를 미래의 해양산업을 선도하는 핵심개발대상으로 선정할 계획』이라며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도록 해양과학기술개발촉진법을 올 상반기중 제정키로 했다』고 밝혔다.<권구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