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에 외면 당하는 월세대출상품

금리 생각보다 낮지 않고
신용등급 조건도 까다로워



정부의 요청에 은행들이 출시한 월세대출상품이 소비자들에게는 찬밥 취급을 당했다. 금리가 생각만큼 낮지 않고 신용등급 조건도 까다로운 탓이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지난 3~4월 월세대출상품을 출시했지만 취급실적은 각각 4,700만원(5명), 5,400만원(5명)에 그쳤다. 하나ㆍ외환은행은 최근에 관련 상품을 내고 다른 은행들은 출시를 미루고 있다.

월세대출상품이 당초 기대만큼 인기를 얻지 못하는 것은 대출금리가 전세대출상품에 비해 높기 때문. 우리월세안심대출(신용대출)과 신한월세보증대출(보증부대출) 금리는 각각 연 4~6%, 5~7%다. 전세대출상품 금리보다는 높다. 월세대출이 필요한 저소득층이 이들 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쉽지 않다. 신용대출 방식의 경우 신용등급이 7등급 이상은 돼야 대출을 받을 수 있고 보증부대출 방식은 9등급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은행 역시 상대적으로 안전한 전세대출상품이 있어 굳이 적극적으로 판매할 이유가 없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월세대출상품의 구상 자체가 민간영역이 떠맡기에는 다소 현실과 동떨어진 방안이라는 지적도 있다"면서 "은행만 탓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한편 올해 내 출시를 목표로 별도의 보증서 가입 없이 월세를 장기로 나눠 갚는 방식의 신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외부기관과 협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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