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부서 축소·폐지 유력 퇴출 간부·통폐합 부서 등 '살생부' 소문 나돌기도 부총재 등 임기만료 따라 후속 인사도 최대폭 전망
입력 2011.10.03 17:06:52수정
2011.10.03 17:06:52
한국은행이 연말 조직개편을 앞두고 술렁이고 있다.
김중수 총재가 한은의 기능에 '금융안정'을 추가한 개정 한은법 시행(12월17일)을 계기로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한은 내부에서는 퇴출이 유력한 1~2급(실ㆍ국장) 간부와 통폐합될 부서의 명단 등 이른바 '살생부'가 직원들 사이에 오르내리고 있다.
3일 한은에 따르면 김 총재는 국장급과 팀장급 8~9명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조직개편안 마련에 착수했다. 이번 조직개편에서는 한은법 개정 취지에 맞춰 '금융안정분석국'이 강화되는 반면 '정책기획국'과 '국제국' 등 일부 부서는 폐지 내지 축소가 유력하다.
특히 금융통화위원들에게 통화정책에 대한 한은 집행부의 견해를 제시하는 핵심 부서인 정책기획국은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 김 총재는 취임 초 "금리결정은 금통위원들이 하는데 정책기획국이 왜 필요하냐"며 폐지를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국' 역시 "글로벌 시대에 국내외 시장을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 한은 내부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각 부서에 산재한 중복 업무들도 상당부분 통폐합될 가능성이 크다.
조직개편 뒤에는 인적쇄신이 한은 직원들을 기다리고 있다. 조직개편에 맞춰 예전보다 앞당겨지는 이번 인사에서는 78행번 이후 고참 간부들이 대거 퇴진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총재는 올해 초 정기인사에서 1977ㆍ1978년 입행한 고참 간부 20여명을 대거 보직에서 배제하는 세대교체를 단행한 바 있다.
인사요인도 산적해 있다. 우선 내년 4월 이주열 부총재와 3명의 부총재보가 임기만료로 물러난다. 정기인사는 이들의 임기만료 이전에 이뤄지지만 시차가 3~4개월에 불과한 만큼 어떤 식으로든 정기인사에 미리 반영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김 총재가 지난해 8월 1970년대 행번 일색이던 부총재보에 박원식 총무국장(1982년 입행)을 전격 발탁한 전례에 비춰볼 때 부총재 3명의 인사도 입행년도를 뛰어넘는 깜짝 인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다 내년부터 외자운용원장 자리가 외부인사로 바뀔 예정이어서 인사폭은 사상 최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