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말로써 감정을 표현하고 자신의 의사를 밝히며 사실을 전달한다. 서로 말을 주고 받으면서 어떤 결론을 도출하기도 한다. 또한 상대방의 말을 듣고 상대방의 감정이나 의사를 파악하며 사실을 전달받는다. 인격을 평가하기도 한다.따라서 말은 상대방에게 자신의 생각과 감정 등을 알리는 수단임과 동시에 평가의 대상이 된다.
말은 사용된 어휘도 중요하지만 소리의 크고 작음과 말에 수반되는 동작(제스추어) 그리고 대화의 상대방이 누구냐에 따라 같은 어휘를 사용했다 하더라도 그 의미가 달라진다. 말이 활자화되거나 제3자에게 전달되면서 그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말은 표현수단이라는 것 자체로서 매우 중요하며 오해없이 어느 경우에나 누구에게든지 같은 의미로 평가되도록 말을 제대로 한다는 것은 정말로 중요하고도 어려운 일이다.
한편 말은 정치에 있어 더욱 중요하다. 정치적 토론이나 국민을 향한 설득, 국민의 모든 정치적 의사 형성과정이 말을 수단으로 한다. 국회의 정부에 대한 견제기능도 주로 말의 형태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문제는 정치권에서 말들이 함부로 뱉어진다는 데에 있다. 모든 정치인이 그렇지는 않지만, 자신의 주장을 합리화하고 돋보이게 하기 위하여 과장된 표현을 하고 상대방의 말을 왜곡해 평가한다. 교묘한 화술로서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고 자신을 두둔한다. 제3자나 상대방에게 인격적 모욕을 가하고 명예를 훼손하기도 한다.
지금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극에 달해 있다. 이러한 정치불신 풍조는 함부로 하는 말 때문에 조성된 측면이 많다. 정치개혁의 필요성이 유난히 강조되는 이 시점에서 정치인들이 올바른 말을, 정직한 말을 한다면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곧 회복되리라고 본다. 정파간의 갈등과 대립도 크게 줄어들 것이다. 정치개혁을 말에서부터 시작하자고 주장하고 싶다.
적어도 인격에 손상을 주고 사실을 왜곡하는(그래서 거짓말이 되는) 말들만이라도 없어진다면 국민들은 정치인들의 말을 믿을 것이다. 그것이 정치선진화의 왕도이자 첩경이라고 필자는 믿는다.